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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박근혜당과 5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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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박근혜당과 5적들

[대선읽기]<6> 너무나 '심플'한 새누리당, 언제까지?

새누리당이 '조용'하다. 집권여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처럼 열기가 오르지 않고 있다. 친이계 주자들을 중심으로 대선 정국도 '조기 스타트' 됐지만 이 또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선거 부정이라는 초대형 '핵폭탄'이 연일 정치 뉴스 1면을 장식하는 상황이라지만, '그래봐야 제3당'인 통합진보당에 밀릴 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내부'에 있다. 강력한 보스가 장악한 조직은 조용하기 마련이다. 당장 '친박계 일색'인 전당대회는 흥행에 참패했다. 전대 분위기가 무르익기도 전에 친박계 핵심부에서 짰다는 지도부 내정 명단이 돌았고, '관리형 대표'를 뽑자는 친박 실세들의 의중이 노출되면서 이른바 '거물급'은 모조리 불출마 했다.

기껏해야 9일 원내대표 선거 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진영 신임 정책위의장의 지역구인 용산을 방문한 것을 두고 "박심(朴心)이 이한구-진영에 있는 것 아니냐"는 '박근혜 의중'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거긴 심플한 당이지 않느냐"고 조소한 것도 이런 분위기 탓이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비박' 5인방 협공에도…박근혜 대세론은 '계속'

이런 와중에 '킹 메이커' 이재오 의원이 10일 자신도 '킹'이 되겠다며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자신은 임기를 3년만 하겠다는 '승부수'도 던졌다. 개헌이라는 정치적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강력한 대선 후보 박근혜 위원장의 기세 앞에 임기를 2년 깎는 '바겐세일'도 서슴지 않는 모양새다.

이제 '친이계'라는 이름도 무색해진, '비박(非朴)' 잠룡들의 대권 도전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에 이어 이 의원이 다섯 번째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역시 출마 여부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주자들의 '대(對) 박근혜 협공'도 가열될 조짐이다. 이미 이들은 "박근혜 1인 지배체제"(정몽준),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한 불통"(김문수) 등 '박근혜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측근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해 당내 지지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에겐 이 같은 '공중전'이 최선의 전략일 수 있다. 박 위원장의 고질적인 '신비주의'에 비춰볼 때 일견 타당한 비판이기도 하다.

▲ 새누리당 당선자 대회에 참석한 정몽준 전 대표. 정 전 대표는 이날 "정쟁하지 말자"는 박근혜 위원장의 축사를 듣고 자리를 뜨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프레시안(최형락)
그러나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다. "지지율이 깡패"라는 오랜 정치판 농담처럼, 이들 다섯 명의 지지율은 고만고만한 실정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후보의 지지율을 다 합해봐야 5%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박근혜 위원장은 이 조사에서 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때문에 이들이 합창하듯 주장하는 완전국민참여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는 허공만을 맴돌 뿐이다. 여기에 박근혜 위원장이 "선수가 룰을 바꾸느냐"고 한마디 하자 당 전체가 방어 체제로 돌변, 이를 반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친박계 '오만'

문제는 박 위원장 쪽의 '오만'이다.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2일 "지지율 1~2%, 심지어 그것도 안 되는 분들이 저마다 경선에 나가겠다고 하면 경선 자체를 희화화 시킬 것"이라고 깎아 내렸고, '박근혜의 입'이라고 불리던 이정현 의원은 "지지율 1%와 40%를 놓고 완전국민경선으로 하자는 건 요행"이라며 쐐기를 박았다.

충성파들의 '경선 무용론'이야 그렇다 치고, 당내 민주주의와 관련한 오랜 비판조차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야권 대선주자들에 비해 박근혜 위원장의 취약점이 '소통'이라는 점은 박 위원장의 '가신(家臣)'들이 누구보다 더 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논문 표절에도 자리를 지켰던 문대성 당선자가 박근혜 위원장의 이름을 '감히 팔았다'는 이유로 당에서 내쳐진, 웃지 못할 기이한 사태가 벌어진 곳이 바로 새누리당이다. 친박계 당 지도부 내정설에 박근혜 위원장이 한 마디 쏘아 붙이자, 그 때부터 다들 "납작 엎드려" 출마 선언조차 수그러든 게 바로 새누리당의 현 주소다.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현재 1등이다. 11일 '리얼미터' 조사에선 야권의 안철수 원장까지 따돌리며 50%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현재 상태는 지나치게 '방어적'이다. '1%' 주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그의 문제점을 비판하지만, 그들이 어떤 말을 하건 "우리끼리 정쟁해선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그의 입장에선 '정쟁'일 수 있지만, 다른 이들에겐 그것이 '정치'일 수 있다.

▲ 새누리당의 '박근혜 사당화'가 도를 넘고 있다. 논문표절에도 자리를 지켰던 문대성 당선자가 박근혜 위원장의 이름을 '감히 팔았다'는 이유로 당에서 내쳐진, 웃지못할 기이한 사태가 벌어진 곳이 바로 새누리당이다. ⓒ프레시안(최형락)


물론 부자가 몸조심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 정치평론가는 "박근혜 위원장의 신비주의 전략은 당연한 것"이라며 "가만히 있어도 지지율이 높은데 왜 괜히 나서서 표를 깎아 먹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그런 '군주'가 지배하는 정당은 그들 스스로가 그렇게 바꾸자고 주장하던 '웰빙정당', '부자정당'의 구태의연한 모습일 뿐이다. 그렇게 해서 대통령이 된들, 어느 '1% 대선주자'의 비판처럼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 심한 불통"이란 오명을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대선읽기]는 2012년을 맞아 대선이 끝나는 12월19일까지 <프레시안> 기자들이 쓰는 연재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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