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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은 미국보다 '2% 부족'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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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은 미국보다 '2% 부족'할 뿐?

靑 "쌀 빼면 경쟁력 없는 품목은 2%에 불과" 주장

청와대가 "한국 농업은 한미FTA라는 강을 충분히 건널 수 있다"면서 "한미FTA로 인한 농업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21일 자신이 청와대브리핑에 싣고 있는 '한미FTA…멀리 보고 크게 생각합시다'라는 연재물의 여섯 번째 글을 게재했다.

유진룡 전 문화부 장관 파동 등으로 인해 약 50일 만에 연재를 재개한 이 수석은 "우리(한국 농업)는 1차적으로 우루과이 라운드(UR)의 강을 넘었고, 2차적으로는 한·칠레 FTA라는 강도 건넜다"며 "한미FTA는 세 번째 강"이라고 규정했다.

1994년부터 "쌀시장 개방 반드시 저지한다" 반복하지만…

이 수석은 "정부는 한미FTA 협상을 앞두고 농업 부문의 경졍력 실태를 살펴봤다"며 "전체 농업생산액의 28.2%가 '경쟁력 있는 품목', 33.5%가 '경합·공존 품목', 나머지 28.7%가 '경쟁력 없는 품목'"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경쟁력 없는 품목에서는 쌀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며 "정부는 쌀시장 개방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경쟁력 없는 품목은 2.0%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쌀의 경우 이미 2004년에 WTO틀 안에서 다자간 협상을 끝냈고 모든 FTA는 WTO 내에 있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감안할 때 우리 정부가 "쌀은 반드시 지킨다"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쟁점을 가리며 문제를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과 중국의 마늘협상 당시 행정소송을 담당했고 쌀협상 관련 국정조사에도 참여했던 농업관련 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이번 한미FTA에서 미국이 더 관심을 갖고 있는 품목은 사실 쌀이 아니라 쇠고기나 과일 분야"라며 "쌀만 지키면 된다는 식으로 문제를 호도하는 것은 FTA가 우리 농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좀 더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요컨대 이 수석의 주장처럼 "쌀시장 개방은 반드시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농업분야의 다른 쟁점 현안들의 양보를 종용할 우려가 높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 역대 정부는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 당시부터 "쌀만은 지킨다"며 나머지를 다 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 하라는 대로 하면 망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쌀 빼면 2%만 문제"라는 이 수석 주장대로라면 국내시장에서는 천문학적 보조금과 자본집약적 산업구조 등으로 인해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 농업보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더 높다.

이 수석은 "농민들이 수십 년 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정부 정책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한때 농촌에서는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망하고 반대로 하면 돈이 된다'는 말이 나돌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수석은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면서 "농민의 신뢰 없이 농업정책은 존재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석은 "걱정했었던 한칠레FTA가 발표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한국농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서는 아직 없다"며 "정부가 한칠레FTA를 체결하면서 내세웠던 지원책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농촌을 살리고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참여정부의 농업정책 기조"라면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만이 전통적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억울하지만 쌀 비준 동의해 달라'는 소신발언"

이 수석은 국회가 "지난해 11월 쌀 관세화 유예연장 비준 문제를 놓고 큰 진통을 겪었을 때 농촌 지역구 의원의 '소신 발언'이 용기 있게 들렸다"며 발언의 일부를 소개했다.

이 수석이 소개한 발언은 "국가경제는 산이고 한국농업은 그 산 속의 한 부분 숲이며 쌀은 그 숲 속의 커다란 한 나무다. 큰 나무가 우거진 숲과 푸른 산을 위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지만 내일을 위해 쌀 비준에 동의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 발언은 현재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는 강원도 홍천, 횡성 지역구 출신 조일현 의원의 국회 연설 가운데 일부분이다. 당시 쌀 관세화 유예연장 비준에 앞장선 조 의원은 보수언론으로부터 '용기 있는 의원'이라는 극찬을 들은 바 있다.

조 의원은 쌀 관세화 유예연장 비준이 처리된 직후인 지난 해 12월 WTO각료회의가 열리던 홍콩을 방문해 취재 중인 한국 기자들에게 "농민이 350만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중에서도 진짜 농민은 100만 정도이고 나머지는 농민이 아니라 땅을 틀어쥐고 앉아 정부의 보조금을 타먹는 땅 주인들"이라는 연이은 '소신발언'을 내놓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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