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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이 경기 불안 해법?…"경제 위기 부르는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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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이 경기 불안 해법?…"경제 위기 부르는 새누리당"

[해설] 새누리당, 5월께 부동산 정책 발표…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유력

새누리당과 정부가 5월 중으로 부동산 완화 정책을 내놓는다.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온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4.11 총선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전·월세 상한제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법안 처리가 시급하기에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를 만나 이를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일정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6만7541건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월의 8만85건에 비해 29.8%나 줄어들은 수치다. 부동산 세율은 보유세가 아닌 거래세로 책정되기에 거래가 중단되면 지자체 세수도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건설업, 이삿짐센터, 리모델링 업체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완화대책으로는 강남 3구 투기지구 해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취득세 감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주택 전매제한 완화 및 거주기간 완화 등이 있다.

하지만 여야 간 팽팽하게 맞붙고 있는 정책일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간에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어느 하나도 국회를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연합뉴스

강남3구 투기지구 해제가 가장 유력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필요하다는 견해지만 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반대하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1년 말로 종료됐던 취득세 감면의 부활도 쉽지 않다. 지방정부의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취득세 감면으로 지방 세수를 줄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올해 말까지 유예된 상태라는 점에서 이번에 굳이 폐지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다는 것.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참여정부 때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2채 이상을 가진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양도차익에 대해 50~60%의 높은 세금을 매기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침체하자 2009년부터 양도세 중과 적용을 유예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완화대책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강남3구 투기지구 해제를 꼽는다. 강남3구가 투기지구에서 해제되면 총부채상황비율(DTI)이 현재보다 10% 올라간다. 주택을 취득할 때 대출 원리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이 연간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50%까지 완화되는 거다. 서울 다른 지역은 50%까지 대출할 수 있다.

또 3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강남 3구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10%포인트 중과제도도 사라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가 곧바로 경기 활성화로 연결되리라 보진 않는다. 이미 경기가 바닥을 칠 때까지 친 상황에선 효과가 없다는 이유다. 다만, 투기 지역 해제는 정부가 거래를 정상화하기 위해 적절히 개입할 수 있다는 일종의 신호로 작용해, 향후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상 논란이 되는 DTI 규제 완화, 이번에는?

강남3구 투기지구 해제가 정부에서 추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책이라면, 가장 논란이 되는 정책은 DTI 규제 완화다.

대형건설사로 구성된 한국주택협회는 8일 발표한 'DTI 폐지 시 기대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DTI를 폐지하게 되면 실수요자의 주택구매심리를 촉진하고 주택거래를 활성화해 시장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DTI 규제가 신규주택 대출에 적용되지 않아 신규 분양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신규 분양자가 소유한 기존 주택이 DTI 규제로 기존 주택 거래가 동결돼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납부가 어려워지면서 계약포 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DTI 폐지 시 가계부채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그동안 집을 팔지 못했던 사람들이 거래 활성화로 집을 팔 수 있게 돼 가계부채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DTI 완화 시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 빚내서 산 집이 팔리지 않아 막대한 이자를 물고 있는 '하우스푸어'의 대출 탕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은행 대출을 끼고 집을 장만하기가 지금보다 수월해지기에 주택 거래가 활발해진다는 것.

DTI 규제 완화→가계 부채 증가→국가 경제 위기 초래

DTI 규제 완화 반대 측에서는 지금도 위험 수위에 다다른 가계부채를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DTI 규제를 완화할 경우, 자칫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될 경우, 상환 능력이 부족한 수요자에게 대출해 가계부실과 금융권 부실을 동시에 야기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은 2011년 11월 303조 원, 12월 30조 원, 2012년 305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가계 빚은 2011년 4분기에 913조 원을 찍었다. 소득 절반을 빚 갚는 데 급급하지만 빚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DTI 규제를 완화한다는 건 자칫 가계부채를 심각한 수준으로 내몰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국가 경제 위기로까지 확장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2008년 미국 금융 위기는 물론이고 최근 발생한 스페인 경제 위기도 부동산 거품과 이를 지탱한 금융기관의 과잉 대출 때문에 발발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두 배 이상 올랐던 스페인 부동산 가격이 2008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무더기 금융부실이 발생하고 이를 나랏돈으로 메워준 게 지금의 경제 위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집값 거품 제거가 먼저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정책 규제 완화하는 걸 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이 늘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부동산 정책은 가격이 폭등하면 강력 규제를 취하고 침체가 계속되면 규제를 풀어, 다시 가격 폭등을 가져왔다. 부동산 정책을 경기 부양 정책으로 사용해왔다는 것.

실제 이런 오락가락한 정책은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쳐온 게 사실이다.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아도 언젠가 다시 풀어질 거라고 시장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응해 움직이는 구조가 됐다. 부동산 경기에 인위적 부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경기 부양을 위해서가 아닌, 즉 양도세 중과 폐지나 투기지역 해제보다는 집값 거품을 빼고, 저렴한 공공 아파트 공급과 전·월세 상한제 등으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7일 논평을 내고 "MB의 유일한 친서민정책인 반값아파트가 강남·서초에 평당 900만 원대로 공급된 이후 주택거래가 줄어들며 집값 거품도 빠지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공공아파트를 공급하고 엄격한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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