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완 소장은 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양심으로 자료를 만들어 분류하고 자신들의 잣대를 가지고 솎아내기를 했다"며 "굉장히 불쾌하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양심의 문제를 인위적으로 분류한다는 게 사실상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 정권의 도덕성이나 정당성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청와대에서 작성한 문건이 인권위에 전달된 점을 두고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 건만으로도 이명박 정권이 인권위를 어떻게 보고, 대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며 "독립기구인 인권위 위원장이 평소 청와대와 상당 부분 교감이 있었으리라 추측된다"고 인권위 운영에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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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완 소장. ⓒ프레시안(허환주) |
또한, 지난 2월 2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에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기존입장을 뒤집고 존치 의견까지 냈으며, 새로 밝혀진 민간인 불법사찰이나 제주 강정마을의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문제 등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 소장은 향후 대응을 두고 "일단 사실 확인부터 할 것"이라며 "문건이 존재하는지,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확인해보고 나와 같이 명단에 포함된 관계자들과 필요한 경우 집단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사회연대는 9일 성명서를 내고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해명과 현병철 위원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병철 위원장은 그간 독립성을 강조하며 외압은 전혀 없고 청와대와는 만난 적이 없다고 발언했다"며 "결국 이는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으로 일관한 것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2009년 10월께, 청와대 대통령실 시민사회비서관(현진권 교수)실 소속 행정관은 국가인권위 직원 10여 명의 이념성향 등을 적시한 직원 인사기록명단을 국가인권위 고위간부에게 넘겨 이른바 '좌파' 성향의 직원들에 대한 관리를 요구했다.
이후 국가인권위는 해당 직원들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사퇴를 종용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국가인권위를 떠나거나 징계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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