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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1번' 없는 관악갑…'서울 무소속'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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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기호 1번' 없는 관악갑…'서울 무소속' 탄생할까?

[4.11총선 현장⑭] '야권 단일후보' 유기홍 VS 무소속 김성식

다섯 명의 후보가 격돌하는 서울 관악갑엔 '기호 1번'이 없다. 대신 지난해 말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성식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통합당 유기홍 후보와 맞붙는다. 4년 만의 '리턴매치'이자, 이번이 세 번째 대결이다.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오전, 두 후보는 각각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과 서울대입구역에서 유세를 펼쳤다.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인 만큼, 선거 열기도 달아올랐다. 관악갑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서울대입구역 사거리엔 네 후보의 선거사무실이 빼곡히 모여 있다.

유기홍 후보 쪽에선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참여해 대대적인 출근길 지원 유세에 나섰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만큼, 통합진보당 김금숙 공동선대위원장도 함께 했다. 한명숙 대표는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지는 선거"라며 "반드시 야권 단일후보에 투표하셔서 국민의 무서운 힘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 야권 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유기홍 후보가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오후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관악구 주민들과 인사를 나구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무소속'으로 돌아온 김성식 후보의 유세단은 비교적 단출한 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당의 쇄신 과정에서 탈당한 김 후보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이 지역을 '무공천'했지만, 무소속인 이상 당의 전폭적인 선거 지원은 요원한 일이다. 이 지역 현역인 김 후보는 '무소속' 대신 '당신의 소속'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당이 아닌 '유권자의 공천'을 받은 후보라는 것이다.

'박원순 득표율 1위'였던 관악갑, 이번에는?

'서울대 77학번' 동기이기도 한 두 후보는 관악갑에서만 이번이 세 번째 승부다. 지난 17대 총선에선 민주당 유기홍 후보가,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간판으로 김성식 후보가 당선됐다.

지역 현안에 빠른 인사들은 관악갑이 '야성(野性)'이 강한 지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딱히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고 할 순 없지만, 민주당은 물론 통합진보당·진보신당 등 군소 야당의 지역 조직도 탄탄해 야성이 강한 지역"이란 설명이다. 호남과 충청 출신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경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드러나, 야권 단일후보였던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64.1%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전체 지역구 중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나경원 후보는 35.6%에 그쳤다.

젊은층 인구가 많다는 점도 관악갑의 특징이다. 서윤기 서울시의원(관악2·민주)은 "관악을 지역 20~40대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72%에 이르고, 1인 주택이 동대문구 다음으로 많은 지역"이라며 "때문에 야권 지지층이 비교적 탄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두 후보 모두 젊은층 표심잡기에 분주하다. 두 후보 모두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벌이며 '2040세대 소통'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후보의 경우 '셔플댄스'를 추는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이색 선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 지난해 말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성식 후보(무소속)가 9일 오후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야권단일 후보' 유기홍 VS '현역 프리미엄' 김성식

전통적인 '야권 우세지역'이지만, 판세는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지난 2~3일 <조선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기홍 후보는 33.3%의 지지를 얻어 김성식 후보(29.4%)를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앞섰다. 섣불리 승리를 자신하기도, 패배를 단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기홍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와 '정권 심판론'을, 김성식 후보는 각종 의정활동에서 우수의원으로 평가받은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운다.

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난 18대 총선에선 2700여 표 차이로 아깝게 졌지만, 이번엔 통합진보당과 야권 단일화를 이뤄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외에도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후보가 출마했던 18대 총선과 달리 '단일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유기홍 후보 역시 "그간 서민경제가 워낙 어려웠고, 현 정권 하에 벌어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태나 민간인 불법 사찰로 인해 지역주민의 공분이 워낙 큰 상태"라며 "선거에서 낙관이란 없지만, 희망적으로 마지막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4.11 총선을 앞둔 서울 관악갑에선 4년 만에 재격돌한 민주통합당 유기홍 후보와 무소속 김성식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반면 김성식 후보는 지난 의정활동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점을 들며 '인물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국회 출입기자가 뽑은 '백봉신사상' 4년 연속 수상, 18대 국회 의정평가 종합 1위,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 등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모토로 선거에 임한 것. 홍사덕 의원이 지난 15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단 한 번도 서울에서 무소속 의원이 배출되지 않은 '악조건'이지만, "'당신의 소속' 김성식을 지켜 달라"며 16년만의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공방전도 후끈…'위장 무소속' VS '여당 내 야당 역할'

선거가 가까워 올수록 후보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유기홍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위장 무소속 후보"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유 후보는 "김성식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탈당한 것 자체가 현 정부 심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김 후보가) 현 정권과 새누리당을 비판하지만, 18대 국회에서 4대강 예산과 형님예산, 종부세 완화 법안 등을 줄줄이 찬성했다는 점에서 자기반성부터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했다"는 점을 앞세우며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는 모양새다. 김 후보 측은 선거공보물을 통해 "친대기업 정책인 고환율 감세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사람", "고소영-강부자 인사에 반발해 성명까지 발표한 사람", "당 쇄신을 촉구하며 탈당한 후 무소속이 되어서도 여야의원들을 설득해 고소득층 소득세 증세를 관철한 사람" 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김 후보 스스로도 이미 "당선돼도 (새누리당에) 복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육통'과 '경제통'의 대결인 만큼, 대표 공약에서도 다소 차이가 엿보인다. 유 후보의 경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낙성대 벤처벨리 구축 △반값등록금 해결 및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입법을 전면에 내세웠고, 김 후보는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지원 강화 △일자리 창출 및 비정규직 축소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본적으로 두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와 '등록금 부담 완화'를 내걸었고, 방법론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교통문제 해결과 교육특구 지정 등도 공통된 공약이다.

정통민주당 한광옥, 자유선진당 김용섭도 '변수'

좀처럼 승부를 단정할 수 없는 격전지인 만큼, 각 진영의 '표 분산'은 선거 막판 승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보인다. 유기홍 후보 입장에선 정통민주당으로 출마한 한광옥 후보가, 김성식 후보에겐 자유선진당 김용섭 후보가 선거를 앞둔 '복병'인 셈이다.

총선 D-2. 세 번째 '빅 매치'에, 현재 스코어 1대 1.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현재까지도 판세는 안개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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