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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안전하다고? 현장 가보니 '거짓말'!"

국토해양부·4대강조사위원회 정반대 현장조사 결과 발표

국토해양부와 환경단체가 4대강 보의 안전성에 관한 정반대의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해양부 4대강 특별점검단은 28일 "보 안전에 문제 없다"고 주장한 반면 4대강 조사위원회는 "대부분의 보에서 심각한 안전상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낙동강 대부분의 보 안전성 '불량'…붕괴 가능성"

그간 4대강 현장조사를 진행해온 '생명의 강 연구단' 등 환경단체와 종교계, 법조계, 학계 등으로 구성된 4대강 조사위원회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너지는 4대강, 대한민국이 위태롭다'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보 구조물, 수질, 생태 현황 등에 대한 종합적인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생명의 강 연구단은 지난 3월 1~3일 낙동강, 8~9일 금강과 영산강, 11일 남한강에서 △침하와 균열 등 보 안전성 △세굴현상 △수질모니터링 등의 현장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박창근 생명의 강 연구단 단장은 "대부분의 보에서 콘크리트의 파손 및 누수, 세굴, 수문의 작동 불량 등 중대한 경함 사유 3개 중 2개 이상이 발생했다"면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서 봐도 대부분 보의 안전 등급은 '미흡'에 해당하고, 낙동강의 5개 보와, 영산강의 승촌보는 불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안전등급상 '불량'으로 나타난 낙동강의 5개 보는 칠곡보, 강정보, 달성보, 합천보, 함안보 등이다. 이들보에서는 모두 콘크리트 파손과 누수, 보 상하류와 본체 아래의 바닥이 깎이는 세굴, 수문의 작동불량 등의 문제가 두개 이상씩 발견됐다.

박창근 교수는 "대부분의 보 구조물에서 누수가 발생했을 때 물이 구조물을 밀어올리는 양압력을 고려한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계속 누수 현상이 일어날 경우 댐 본체와 물받이공 사이의 균열 가능성이 있고, 이는 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프랑스의 부지(Bouzey) 댐의 경우 수평 방향의 누수가 심하게 발생하면서 완전히 댐이 잘려져 나갔다는 설명이다.

현재 4대강에 설치된 보 가운데 양압력 계측 자료가 나온 것은 구미보 뿐이다. 박 교수는 "구미보 오른쪽의 고정보의 경우 위치에 따라 양압력에 크게 차이가 나 물받이공과 본체 사이에서 균열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경우 지반이 내려앉아 물받이공 상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구미보. 깨진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생명의 강 연구단

"달성보, 승촌보 심각한 손상 발생…함안보는 '애물단지'"

또 보의 상하류에 걸치하는 바닥보호공뿐 아니라 보 본체 아래의 물받이공과 모래가 유실되어 보 본체에 손상이 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의 경우 콘크리트 블록을 접합하는 방식으로 건설되는데 보 본체 아래에 있는 모래가 유실되면서 각 블록마다 단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박창근 교수는 "대구 달성보의 경우 보강공사를 했지만 여전히 수직이음부에 단차가 발생하고, 수문이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물받이공 유실로 인해 보에 심각한 손상이 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생명의강 연구단의 달성댐 현장 조사 당시 공사를 하고 있던 현장 관계자는 "(수문의) 베어링이 부러졌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보에 단차가 발생하면 수문과 같은 구조물은 작동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영산강 승촌보에 발생한 균열과 노출된 철근. ⓒ생명의강 연구단
영산강의 승촌보 역시 침하와 균열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박 단장은 "수문 하단의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단차가 나타나고, 수직 이음새가 어긋나거나 벌어지고 약 20여 곳에서 균열이 나타나고, 균열 부분에서 누수가 일어나거나 철근이 노출된 부분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창녕 함안보의 경우 애초에 설계 자체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당초 함안보의 관리 수위는 7.5m였는데 농경지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으로 3.6~3.7m로 낮추기로 하고 공사 중에 두번에 걸쳐 설계를 변경했다. 박 단장은 "보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 요소가 보의 높이인데, 공사 중 변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게다가 당초 확보하려뎐 수량의 3분의 2정도밖에 물을 확보할 수 없고 갈수기에도 수문을 열어둬야 해서, 함안보를 왜 건설하는지 이유가 사라졌다. 함안보는 두고두고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창근 단장은 "아직 준공도 하지 않은 보에서 균열이 발견됐다는 것은 갈수록 균열이 더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럼에도 국토해양부에서 '안전하다'고 발표하는 것은 현실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국토해양부 "보 안전에 문제 없다"

반면 국토해양부 4대강 특별점검단은 "보 안전에 문제 없다"는 발표를 내놨다. 이들은 "4대강 현장을 집중 점검한 결과 16개 보의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보 누수, 하상 세굴, 지천 합류부 하상변동 등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4대강 특별점검단장인 윤세의 경기대 교수는 이날 오전 국토해양부 브리핑에서 "직접기초로 설치된 10개보뿐 아니라 말뚝기초로 설치된 6개보에서도 설계, 시공자료, 각종 실험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구조적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윤세의 교수는 "보에서 물이 새는 현상은 콘크리트 양생을 하다보면 일부 균열 현상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균열의 깊이가 구조적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반복적으로 지적된 세굴현상에 대해서는 "진행상황을 계속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 교수는 "보 본체와 직접 연결된 물받이공의 침하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보의 안전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이번 점검결과에 대해 시공회사에서 철저히 보완한 후 준공 이전에 미비점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점검단은 칠곡보, 상주보, 달성보, 강정고령보, 구미보, 낙단보, 여주보, 강천보, 창녕함안보, 세종보의 경우 바닥보호공 보강공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금강 웅포대교 교각 3개는 세굴발생에 따라 보강공사를 해야 하고 낙동강 구미보 둔치에 위치한 공도교 교각의 세굴방지공도 보완이 필요했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관계자는 "보완사항을 철저히 진행해 예정대로 6월 말 4대강사업을 준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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