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서울 강남을에 공천한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의 '5.18 망언'으로 파문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엔 강남갑에 공천한 박상일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이 독립군을 '테러단체 수준'으로 비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나 다름없어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강남 벨트에 줄줄이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인물을 공천한 것.
지난 9일 강납갑에서 총선 공천장을 받은 박상일 후보는 지난해 8월 출간한 <내가 산다는 것은>(조선뉴스프레스 펴냄)이란 책에서 "국사 교과서는 자긍심 고취를 위해 독립군과 광복군의 활동을 과대평가하고 있지만 사실 독립군은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이라고 썼다. '테러'란 용어엔 "정치적 목적을 가진 것으로 정규전이 아닌 살상 행위"란 주석을 달았다.
이밖에도 박 후보는 한일강제병합에 대해선 "한국인 민간단체가 한일합방을 청원했고, 한국 내각 대부분이 이를 찬성했고, 한국 황제가 결재한 합방조약은 제3자가 보았을 때 한국이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렵게 돼 있다"며 사실상 한일강제병합의 불법성을 부인하는 서술을 했다.
신탁통치에 대해서도 왜곡된 역사관이 그대로 드러나, 박 후보는 "미국이 거둔 승리의 부산물로 주어진 해방이었는데, 해방을 가져다준 국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우리의 요구(반탁)만 주장하는 것이 과연 옳았는지"라고 썼다.
새누리, '5.18 망언' 이영조엔 자진 사퇴 요구…"광주 표 잃을라"
'5.18 망언'으로 지탄을 받은 이영조 후보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 후보를 공천한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지금껏 나온 부분은 사전에 다 검토됐고, 12일 비대위에 올린 공천 결과도 그대로 통과됐다"며 공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비대위는 14일 이 후보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5.18단체나 제주도의 반응이 상당히 염려스럽다"며 "공천에 찬성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고,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이 후보 공천은) 호남 표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미 엄청나게 표를 까먹었다"고 말했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아예 "자진 사퇴를 안 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되는 만큼, 비대위도 박근혜 위원장에게 얘기하기로 논의가 다 됐다"며 "이 분을 추천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할 것도 같다"고 말했다. 쇄신파 의원들도 이날 회동을 통해 이 후보의 공천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비대위는 이날 중으로 이영조 후보가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 열리는 비대위 회의에서 이 후보에 대한 재의(再議)를 공천위에 요구하기로 했다.
이영조 후보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시절인 2010년 미국 국제학술대회에서 제주 4.3항쟁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communitst-led rebelloin),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에서 발생한 반란(popular revolt)"라고 표현해 5.18 및 4.3 단체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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