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비상 사고가 일어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3일 계획예방정비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던 고리 1호기가 지난달 9일 저녁 8시 34분 쯤부터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되고 비상 발전기도 작동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12분 후 복구됐다는 내용을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뒤늦게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사고 당시 고리 1호기의 발전기 보호 계전기(발전기 등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발전기를 보호가 기 위해 차단기를 동작시키는 장치) 시험을 진행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사고가 사고 당시 고리 1호기의 원자로는 정지된 상태에 있었으며, 사용후 연료저장조와 원자로에 냉각수가 채워져 잔열제거를 위한 설비가 작동 중에 있었다고 보고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위는 고리 1호기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고를 받은 12일 발전소를 정지토록 조치하였으며, 현장조사단을 파견하여 상세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위는 "현장에서 전력계통을 포함한 원전의 안전성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한 이후에 원자력 관련법령에 따라 제반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와 비슷한 상황…'증거인멸' 시간 끌기?"
이에 대해 녹색당은 "후쿠시마 원전 4호기와 상황이 비슷한 큰 사고인데도, 한 달 여가 넘도록 감독 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처럼 중대 사고를 늦장 보고한 것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자, 증거인멸을 위한 시간 끌기"라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원자력이용시설의 고장 등이 발생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조치를 하고,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원자력안전법 제92조 1항을 들어 "후 한 달여 동안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한수원의 비밀주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녹색당은 늦장 보고 책임자를 엄벌하고, 크고 작은 잦은 사고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고리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을 취소하고, 즉각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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