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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대반격? 집단 히스테리?…복지 논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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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대반격? 집단 히스테리?…복지 논쟁 재점화

기재부·조중동·청와대 "복지 공약 남발, 주가 폭락 부른다" 위협

이명박 정부가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나온 각종 복지공약에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면서 복지 논쟁이 다시금 달아오르고 있다. '재정건전성'을 앞세워 기획재정부가 포문을 열었고,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보수 언론이 사설 등으로 뒷받침하고 나섰다.

21일에는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이 "복지예산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면 (…) 결국 감당할 길은 국가 부도"라며 거들었다. 같은 날, 김황식 국무총리 역시 "정치권에서 제시하는 각종 복지정책 공약들을 이행하는데 향후 5년간 최대 340조 원이 소요된다는 기획재정부 복지 TF의 분석에 심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마무리 공격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몫이었다. 22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요즘 중요 선거를 앞두고 재정 뒷받침이 없는 선심성 공약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며 "나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일은 하지 않겠다. 바로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비난했다.

범보수 진영이 마치 사전교감이라도 한 듯, 일제히 한 목소리를 내는 형국이다. 타겟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급류를 타고 있는 '복지 강화' 요구다. 범보수 진영은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주장을 향해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날선 비난을 퍼붓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 맹공…<조선> "주가 폭락 등 대혼란 벌어진다"?

▲ 이명박 대통령. ⓒ뉴시스
선봉에 선 것은 역시 보수 언론이다. <조선일보>는 20일 "여야, '성장 밑그림'도 없이 어떻게 공약 지킬 건가", 21일 "동해에 석유 솟아나도 여·야 복지 공약 감당 못해" 등의 사설에서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외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과 금리는 치솟고 주가는 폭락하는 등 대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동아일보>는 21일 "李정부, 복지 포퓰리즘 방어전선 지켜라" 사설에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무상복지는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마약과 같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복지공약 남발, 국가재정 재앙된다" 사설에서 "우리 좋자고 후손에게 빚을 잔뜩 지우는 못난 조상이 돼서야 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이들 신문은 각각 각 당의 복지 공약을 분석한 기사를 싣기도 했는데, 신문마다 통계가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정치권의 복지 공약이 시행되려면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항목별로 정리한 표를 실었는데, 의아하게도 두 신문이 제시한 통계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의 공약인 '건강보험 보장 범위 90%로 확대'를 두고 <조선일보>는 1조 원 이상, <중앙일보>는 10조 원 이상으로 상정한 것. 10배나 차이가 나는 수치다. 민언련은 "이는 기획재정부 브리핑이나 보고서에는 없는 내용이어서 어떤 과정에서 추산된 액수인지 의문"이라며 "자료의 신뢰도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부자감세 할 때는 세수 22조 한번에 줄이더니"

한편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의 문제제기의 타당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복지공약을 모두 실현하려면 5년간 최대 340조 원이 든다'는 기획재정부 복지태스크포스(TF)의 발표에 대해 "기재부는 양 당의 정책에 더해 이제까지 나온 아이디어 차원의 정책까지 모두 합산해 340조 원이라는 숫자를 만든 것"이라며 "고의적으로 숫자를 불려 딴지를 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기본적으로 정치 세력들이 자신의 공약을 내놔 국민들로부터 검증을 받는 과정에 정부 부처가 개입하는 것은 역할 남용일뿐더러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 주범인 이명박 정부 기획재정부가 지적하는 것 자체가 어불 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오건호 실장은 "5년간 복지예산이 300조 수준이라고 해도 따져보면 그렇게 많은 액수는 아니다"라며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은 GDP의 9% 수준이고 OECD 평균이 GDP 19%인 상황에서, 복지 지출을 연간 40~50조 가량 늘린다는 것은 현재 10%의 간격에서 3~4% 정도를 더 보충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이명박 정부는 2009년 부자 감세할 때 연 22조 원 가량, 즉 GDP의 2% 가량의 세수를 한번에 줄였다"면서 "이번 복지 예산도 절대 금액으로 보면 커보이지만 경제적 규모로 보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아닌데, 숫자로 국민들을 위협하는 건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나 복지를 바라는 국민들 역시 그 복지정책이 구현되기 위한 실질적인 재정방안을 궁금해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미래 복지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지 꼼꼼하고 실질적인 재정 방안을 마련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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