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8학군'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 지역의 고등학생 가운데 '학업 부담' 등을 호소하며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달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8시24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17살 고등학생 A군이 숨진채 발견됐다. 강남의 자율형사립고 H고에 다니던 A군은 컴퓨터에 '공부가 어렵다. 학원 다니기가 힘들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집인 7층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성적도 우수했고 특히 수학을 잘해 수학경시대회에 출전해 상도 여러 차례 받았으나 고교 2학년 진학을 앞두고 "공부가 힘들다"며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교육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남구 모 고등학교 1학년 B군이 밤늦게 집 근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강북지역 학교에 다니다 전학을 왔던 B군은 엄격한 학교 분위기에 적응을 못해 수차례 벌점을 맞는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 당시 그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도 강남권의 한 학교에서도 1학년 C양이 학교 수업 도중 갑자기 4층 교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일이 있었다. C양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당시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업 스트레스에 우발적으로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교육1번지', '8학군' 등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의 학교에서 이러한 일이 잇달아 일어나는 것은 지나친 경쟁에 따른 학생들의 압박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강남Wee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강남 지역 학생들이 우울·강박증 등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앓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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