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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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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

[한윤수의 '오랑캐꽃']<484>

어느 교회에 다니던 태국 여성노동자.
혈압이 높았다.
교회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약을 주었다.

하지만 신앙생활에 변화가 왔다.
그 교회를 나가지 않고
친절하게도 기숙사 방에까지 와서 기도해주는 '000의 증인'을 믿은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혈압약!

일요일.
특근을 마치고 샤워실에 들어갔다 쓰러졌다.
119에 실려 어느 개신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에 갔다.
(이때 만일 공립병원으로 갔으면 복권기금을 쓸 수 있으므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수술이 가능했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마당에 이 또한 부질없는 소리다)
당직의사는 뇌출혈이라고 말했다.
"수술 안하면 죽어요."
수술했지만 혼수상태는 계속되었다.

의료보험이 없으므로 입원비가 끝도 없이 올라갔다.
1500만 원.
사장님 이하 임직원들이 730만원을 내놓았다.
태국노동자들이 120만원을 모금해오고
남동생이 태국에서 달려와 210만원을 내놓았다.
하지만 턱없이 모자랐다.

입원비가 시시각각 불어나는 걸 보고,
남동생이 차라리 산소호흡기를 떼어달라고 요구했다.
의사는 거부했다.
"그럼 공립병원으로 옮기게 해주세요."
의사는 그것마저 거부했다.
"그럼 더 이상 돈을 낼 수 없소."
결연하게 버티자
며칠 후 의사가 환자를 내주었다.

그녀는 현재 공립병원으로 옮긴 상태다.
하지만 거기서도 의료보험 수준의 혜택 밖에는 못 주겠다는 입장이다.
정작 문제는 앞으로다.
계속 늘어나는 입원비를 어찌할꼬?
안타깝다.

도움주기 연락처 : 010-2782-1758 (김남숙 선교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한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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