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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대위, '김종인 약발' 다 됐나

쇄신안 쏟아내지만…한나라당과 박근혜, 지지율 동반↓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내걸며 야심차게 출범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애초의 공언과 달리 당 쇄신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상돈 중앙대 교수 등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영입하며 출범 초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쇄신 내용을 두고서는 번번이 사분오열하는 등 당이 수렁 속에 빠지고 있는 것. 오랜 논란 끝에 박근혜 위원장이 한나라당의 '구원 투수'로 나섰지만, 정작 당의 지지율은 총선을 두어 달 앞두고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박근혜式 쇄신, '물에 물 탄' 물갈이로 끝나나

'박근혜 체제'로의 개편 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러저러한 쇄신안을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정치 분야에선 현역 의원 25%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공천 물갈이'안을 발표했지만, 40~50% 정도의 물갈이가 이뤄졌던 이전의 사례들에 비춰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격한 당내 반발과 '박세일 신당' 등 보수 분열 움직임 속에 '물에 물 탄' 물갈이로 그칠 공산이 크다.

쟁점 사안이었던 재창당 문제는 박근혜 위원장의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란 모호한 수사로 결국 좌초됐고, 그나마 바뀐 게 있다면 26일 발표된 당명 교체 정도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 스스로도 인정했듯, "간판만 바꿔다는 것을 국민들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박근혜 위원장이 가장 역점을 뒀다는 정책분야 쇄신 성적표도 초라하긴 마찬가지다. 각종 민영화의 선두에 서온 한나라당이 정부의 KTX 민영화 방침에 제동을 건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정책 기조 변경은 줄줄이 '없던 일'로 끝났다.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문제를 '보완'이란 애매한 표현으로 비켜간 것이 대표적이다.

'이코노미석 타기'가 대국민 약속?

이런 상황에서 26일 공개된 당의 대국민 약속은 보여주기 식 '이벤트 쇄신'의 결정판이었다. 이준석 비대위원이 공개한 대국민 약속 문건엔 △반말하지 않겠습니다 △골프를 하지 않겠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겠습니다.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타겠습니다 △열차요금 추가 부담을 코레일 측에 넘기지 않겠습니다 등의 8가지 조항이 담겨 있다.

이 '대국민 약속'의 마지막 조항은 "위 약속을 세 번 이상 지키지 않을 시에는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습니다"란 내용이다. "국회의원이 가진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이 비대위의 설명이지만, 공공장소 금연 등 초등학교 도덕책 수준의 내용까지 집권여당의 '대국민 약속'에 포함된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정작 중요한 것이 빠졌고 비본질적이거나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도 있다"며 "미국 공화당이 '미국과의 계약'이라는 국회운영 관련 개혁을 약속했던 것처럼 본질적이고, 말만 있고 실천은 없었던 문제들에 대해 위반 시 의원직 사퇴를 약속해야 의미와 진정성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빠진' 공심위 인선…박근혜, '단호한 쇄신'은 언제쯤?

최근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공천심사위원회 인선도 녹록치 않다. 정치권에선 박근혜 위원장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인명진 목사,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등을 물망에 두고 있다는 설이 잇따랐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공심위원장으로 거론된 한 인사는 "지금 한나라당 구조상 공심위원장이 절대 전권을 쥘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공심위원장이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김종인·이상돈 두 비대위원이 내놓은 여러 쇄신안들은 친이계의 반발 등 당내 혼선만 빚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 정강·정책에서의 '보수' 용어 삭제, 당 대표 및 중앙당 폐지 등의 안은 결국 의미없는 논쟁만 남긴 채 '없던 일'로 끝났다.

수도권 및 현역 의원들은 당장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애가 타는 반면,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 박근혜 위원장이 단호한 쇄신을 미루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실제 출총제 부활, 유통재벌 규제 등의 개혁안은 박 위원장의 의사에 따라 좌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파격도 없고, 임팩트도 없다"며 "한나라당의 쇄신 작업에 점점 회의가 든다고 평했다.

박근혜 지지율, 한나라당과 동반 하락세

별다른 영양가 없는 쇄신안으로 당이 사분오열만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율은 당 지지율과 함께 동반 하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동아일보>가 설 연휴 직후(24일) 실시해 발표한 총선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26.3%)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민주통합당(27.3%) 후보 지지율에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이 무려 5.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특히 대선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율은 더 떨어져, 박 위원장(39%)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51.8%)과의 양자대결에서 두자리 수(12.8%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한 달 전 여론조사(9.5%포인트)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두 주자에 비해 지지율이 미미했던 야권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무서운 속도로 박 위원장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의 양자대결에서, 박 위원장은 46.7%로 문 이사장(38.4%)을 앞섰지만, 한 달 전 조사와 비교해 격차는 16%포인트에서 8.3%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하락한 반면,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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