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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원전' 또 사고…"이래도 수명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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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원전' 또 사고…"이래도 수명 연장?"

월성 1호기 가동 중지…'전력 대란' 우려도

12일 오전 4시 24분, 월성 원전 1호기의 발전이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월성 1호기는 올해 11월이면 설계수명 30년이 끝나는 '노후 원전'으로 시민사회에서는 "수명연장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 수명 끝나는 월성 원전 1호기, 가동 중지 사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날 "월성 원전 1호기가 원자력출력 100%, 터빈출력 694MWe로 정상 운전되다가 원자로 냉각재 펌프 4대 중 1대의 축 방향 베어링에 고(高)온도 신호가 들어오면서 원자로 가동이 자동으로 멈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온도감지장치 오작동으로 설명했다. 원자로 가동을 정지시킬만큼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으나 온도감지장치가 잘못 작동했다는 것. 그러나 문제가 생긴 곳이 노심에 냉각수를 주입하는 1차 계통으로 원자력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보다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낸 성명에서 "냉각재펌프는 핵연료를 식혀주는 냉각재를 순환시키는 기능을 하는 원자로의 핵심부품 가운데 하나"라며 "냉각재펌프의 고장은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수원은 자세한 정지 원인을 정밀하게 조사한 뒤 결과가 나오는대로 대처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발전을 재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월성원전은 중수로이기 때문에 사고 수습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중수로는 일단 가동이 정지되면 독물질이 생기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사고시점 기준으로 최단 40시간은 지나야 한다"고 설명이다. 이에 따라 빨라야 13일 밤늦게야 발전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성 원전 1호기는 지난 1982년 11월 지어져 올해 11월이면 설계수명 30년이 끝나는, 우리나라에서 고리 원전 1호기 다음으로 오래된 원전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사고까지 지난 30년 간 기계와 부품의 결함 등으로 방사능누출사고와 냉각재 누출, 원자로 가동중지 등 51번이나 고장사고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설비 교체 이후 6개월만에 일어난 정지 사고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정부와 한수원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발전을 중단한 채 약 3000억 원을 들여 월성 원전 1호기의 주요 설비를 교체했고 지난 7월 재가동했다. 이때 환경단체와 지역사회에서는 '폐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한수원은 정부에 '계속 가동'을 신청한 상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최근 잇따르는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원전의 안전성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함을 보여준다"면서 "특히 월성 1호기의 경우 중수 누출 사고가 계속 있었던 노후 원전이기 때문에 과연 올해 수명을 연장할 것인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 비상 수급 시간에 사고…제대로 점검하고 있나?"

이번 원전 사고에 우려가 높은 것은 전력 비상 수급 기간에 생긴 사고라는 점도 있다. 전력당국은 이미 1월 둘째 주와 셋째 주를 올겨울 전력 수급이 가장 어려운 기간으로 꼽았다. 지경부는 이 시기 예비 전력은 최저 53만kwW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월성 원전(67만9000kW)의 사고로 현재 발전을 멈춘 원전은 총 3기가 됐다. 울진 4호기(발전용량 100만kW)는 계획예방정비 중 심각한 설비 이상이 발견됐고, 신고리 1호기(100만kW)는 지난 2일부터 계획예방정비중이다. 울진 4호기는 4월 23일, 신고리 1호기는 2월 16일께 발전이 재개될 전망이다.

월성 원전의 운전이 재개될 때까지 발전용량 267만 9000kW의 수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 일단 지경부와 전력당국은 이날 수요관리를 통해 가능한 한 예비력을 500만㎾ 이상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헌석 대표는 "전력당국이 전력 피크 기간을 맞아 예민하게 전력 수위를 모니터링 하고 있는 시점인데도 이렇게 발전소 1기가 이탈되는 사고가 생겼다는 것은 원전 정기 점검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일단은 당장 정전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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