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10일 째를 맞은 15일 한나라당은 "현재까지 순조로운 진행"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이명박 정부 6개월과 노무현 정부의 적폐에 대한 감사가 동시에 진행됐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처음부터 노력한 덕분에 국정감사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희태 대표도 "보고를 받고 또 직접 보기에도 전반적으로 (한나라당)의원들이 각 감사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며 활동을 잘 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의 정치공세에 잘 대응하길 부탁한다. 증인 요구를 남발하는 것 등은 단호히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며 "다른 당의 국감 방해 사례를 알려주면 한나라당에서도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부대표의 말대로 한나라당은 정무위에서 김영선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불만을 표시한 민주당 신학용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고위공무원단 3명 직불금 수령 사실 확인"
국감 잔여 기간 한나라당의 화력은 '이봉화'와 '노봉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남은 기간 동안 농민과 국민 입장에서 직불금 편법, 부당 수령과 관련해 농림수산식품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가 이 문제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고위공무원단 1500 여명을 체크했더니 본인 명의로 직불금을 수령한 공무원이 3명 정도 된다는 보고를 받았고 추가로 가족 명의로 직불금을 수령한 공무원들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부당하게 직불금을 수령한 것은 환수하고, 불법 행위는 환수와 동시에 엄격한 징계를 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사법처리도 할 수 있도록 공직사회 정화에 매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전직 대통령 공격 의지는 추호도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노무현 때리기'를 주문했다. 야당의 '직불금 편법 수령' 공세에 맞서 한나라당은 '봉하마을 예산 낭비' 등 '노무현 정부의 적폐'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
"사저는 안 건드리겠다"
홍 원내대표는 "전직 대통령이 귀향할 장소를 위해 숙박을 제공하고 별도 예산으로 조경을 가꿨다면 예산을 부당하게 처리한 사례"라며 "국정감사의 본래 취지가 국정의 잘못과 세금 낭비를 추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예산의 불법 사용과 불법 전용 사례를 지적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노방궁'으로 까지 규정했던 한나라당은 반발 여론을 의식해 "사저 문제는 다루지 않고 사저 주변에 투입된 정부 예산 문제만 따진다"는 방침을 정했다.
황영철 원내공보부대표는 "우리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민주당이 '형사고발을 당할 만한 발언'이라고 정치공세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부대표는 '한나라당 의원이 1000억 원 투입설, 사저 지하는 아방궁 수준, 뒷산에 골프연습장 설치 등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 "그것은 당 공식입장이 아니고 개인적 발언이다. 우리는 사저에 대해선 문제삼지 않겠다"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공식 논평에서도 '노방궁 운운'하는 내용이 없지 않았다. 황 부대표는 "기획예산처 보고서에 보면 봉하마을 주변 지원사업에 495억 원의 국고가 투입된 사실이 이미 밝혀졌는데 이보다 명확한 증거가 어디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예처 보고서에 따르면 봉하마을과 진영읍 등에 투입된 예산은 국고 211억원, 김해시와 경남도 지방비 284억 원이다. 하지만 이중에는 공설운동장 개보수 비용, 진영읍 문화예술센터 건립 비용 등 노 전 대통령 사저와 직접 관계가 없는 시설에 대한 비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황 부대표는 "김해시와 경남도가 시비와 도비를 투입한 것에 대해선 뭐라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진영 공설운동장이나 문화예술센터에 예산이 투입된 것도 분명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는 22일 봉하마을 인근에 현지조사를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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