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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를 포기했다고?

"낙동강 정비사업은 대운하 사전 작업"

10월 28일부터 8일간 경상남도 창녕에서 열리는 '환경올림픽', 람사르 당사국 총회(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 협약 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경상남도가 습지 파괴를 일으킬 수 있는 낙동강 정비사업과 내륙 습지 및 연안 갯벌 대규모 매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경상남도가 추진하는 '낙동강 물길정비사업'에 대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사실상 낙동강 운하사업이며 대운하 건설의 사전 작업"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운하 사전 작업?
  
  홍희덕 의원은 15일 경상남도 국정감사에서 "경남이 추진 중인 '낙동강 물길정비사업'은 강을 정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폭 200미터에 수심 6미터를 유지토록 하는 등 실제로 화물선이 드나들 수 있는 낙동강 운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낙동강 상류는 갈수시기에 수위가 0.54m로, 1m가 채 안되는데 이는 정비사업이 아니라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요한 일"이라며 "대운하 건설의 사전 작업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경상남도는 경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4월부터 낙동강운하 사업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고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 5개 시·도가 지난 5월 '낙동강운하 조기건설촉구 공동건의문'을 채택, 정부에 전달한 데 이어 실무자급 후속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영남권 지자체는 수질개선, 홍수 치수, 수량 확보 등을 낙동강 물길정비사업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홍 의원은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등이 참여하고 있는 '운하백지화국민운동 경남본부(이하 경남본부)'의 자료를 인용해 "낙동강 물관리 종합대책과 2004년 수질오염총량제시행으로 낙동강 수질은 32개 중권역중 28개 중권역이 수질 기준(BOD 3.0)을 만족시켰다"고 밝혔다.
  
  또 수량 확보에 관해 홍 의원은 "강 바닥을 깎는 것은 지하수가 강으로 유입되어 지하 수위를 오히려 낮추게 되는 등 오히려 수량 확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홍수 치수에 대해서는 "제방 둑을 높이는 것은 오히려 홍수 수위를 상승시키는 행위라서 홍수 발생시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남본부는 '낙동강운하 건설과 람사르습지 우포늪의 생태환경 특성변화와 영향평가 필요성에 관한 보고서'를 람사르사무국에 제출 할 예정이다. 경남본부는 이를 통해 "우포늪에 대한 생태학적 변화에 대한 영향평가결과가 나오기까지 경상남도의 낙동강운하 추진은 중단되어야 하고 결과가 나오면 람사르 사무국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쪽에선 습지 보호, 한쪽에선 습지 매립 "두 얼굴의 경상남도"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람사르 총회를 준비하는 경상남도는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내륙 습지와 연안 갯벌을 매립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 자리에는 STX 등 조선사업소가 들어서게 된다"며 "두 얼굴의 경남도가 한쪽에서는 습지 보호 총회를 한쪽에서는 대규모 습지 매립계획을 주도면밀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람사르 총회는 '습지보전총회'가 아니라 '습지매립총회'"라고 비난했다.
  
  경상남도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회는 지난 7월 8일 '공유수면 매립기본 계획변경안'을 심의했고, 총 매립계획 26건 중 경상남도는 가장 많은 9건을 차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경남도가 신청한 매립계획안 가운데 경남 양덕지구와 사천 광포만지구를 제외한 7곳이 통과됐다"며 "이에 따라 총 648만 1,326㎡의 연안습지가 매립될 예정이며 대부분 조선시설용지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김상희 의원은 "람사르 당사국 총회를 준비하는 경남이 습지 보전 정책 개선 노력은 하지 않고 국제행사를 빌미로 국가예산을 보조받아 습지이용시설 확충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그 결과 9월 3일 우포늪 방형구 훼손사건 등 습지생태보전의 완충지역이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희덕 의원도 낙동강 물길 정비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수계에는 강의 범람으로 인하여 형성된 배후습지 28개소, 하천하도습지 29개소, 연안습지 1개소, 총 70여개에 이르는 수많은 습지들이 있다"며 "김태호 도지사의 낙동강 운하는 명백하게 람사르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해한 정책으로 명백한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낙동강 운하를 추진하게 되면 환경과 수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포늪의 수위도 올라가고 건조화될 위험성도 있다"며 "람사르 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중앙정부에서 대운하 논의 중지를 선언한 이후에도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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