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또 '강남 부동산 띄우기'

참여정부가 만든 다주택 양도세 중과제도, 7년 만에 폐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가 7년 만에 폐지된다. 또한, 강남 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다. 국토해양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민주거안정 및 건설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세대란 해소를 위한 것이라지만 '강남 부동산 부양책'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정부는 2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에게 적용해온 양도세 중과 제도를 내년 중에 폐기하기로 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1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는 일반세율(6~35%)을 적용하지만 2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양도차익의 60%를 부과하는 제도다.

참여정부 때인 2004년에 도입해 2005년부터 시행됐으나 MB정권 출범 후인 2009년부터 내년 말까지 유예키로 했다가 이번에 폐지키로 했다. 중과제도가 영구 폐지되면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팔아도 6~35%의 일반세율이 적용된다.

또한, 정부는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을 막기 위해 강남 3개구의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풀리면 분양권 전매가 완화되고 금융 조건이 완화된다. 공공택지의 85㎡ 이하 주택은 5년, 그 외 주택은 3년 동안 전매 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강남 3구만 제외됐던 금융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DTI(총부채상환비율)가 40%에서 50%로 높아지고 LTV(주택담보인정비율)도 완화돼 대출로 집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커진다.

청약 1순위 자격 제한도 없어진다. '1가구 2주택자, 5년 이내 당첨 사실이 있는 자, 2002년 9월 5일 이후 가입한 가구주가 아닌 자'에게 적용되던 청약자격 1순위 제한이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경우에는 이를 적용받지 않게 된다.

또 지역 및 직장 주택조합의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지역 및 직장주택조합 조합원 선착순 모집 금지가 폐지되고, 조합원 자격기준 완화,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의 규제들도 완화된다. 이에 따라 강남 재건축 시장에 과열 현상이 일어날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12.7대책은 MB정부가 토건세력에 굴복해 부동산 규제를 풀고, 토건업자에게 특혜를 베풀어 투기를 조장하겠다는 선언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를 두고 "자기가 거주하지도 않는 집을 빚 내서 여러 채 사들이고, 매매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양도차익)의 사유화도 허용해주겠다는 것으로 정부가 나서 투기를 조장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렇게 토건세력과 부동산부자들만 대변하면 그 결과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나타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