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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인부 사망…"무리한 공사가 죽음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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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인부 사망…"무리한 공사가 죽음 불러"

굴삭기 운전원 바위와 함께 매몰돼…사고 경위 조사중

경북 경주 양북면에 건설 중인 중저준위 방사능폐기물 처리장 공사 현장에서 인부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사능폐기물관리공단에 따르면 24일 오전 4시 20분 경 방폐장 4번 사일로에서 대우건설 협력업체인 T건설의 굴삭기 운전원 송모(59)씨가 굴삭기를 이동시키기 위해 체인을 고정하던 중 주변의 수직통로에 빠져 매몰됐다.

이 수직통로는 굴착기로 파낸 바위부스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바닥과 직각으로 판 통로다. 송 모씨는 여타 바위와 함께 통로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사현장의 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주변에 다른 작업원들도 있었기 때문에 송모 씨가 통로로 미끄러지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방사능폐기물관리공단은 "사고 즉시 수색작업을 시행해 6시 30분 밑으로 떨어진 사고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송모 씨는 경주 방폐장 공사장에 항상 배치해 놓은 앰뷸런스를 타고 경주 동국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재 경찰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방사능폐기물관리공단은 "사고에 대한 명확한 책임소재 규명 및 유족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방사능폐기물관리공단 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사고를 두고 일각에서 폭발이 있었다거나 공단에서 은폐한다는 등의 루머를 제기하는데 우리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사고를 두고 정부와 방사능폐기물관리공단이 경주 방폐장의 공사기간을 내년 말까지로 설정하고 공사를 강행해 온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정부는 발표한 제4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서 경주 방폐장 공사를 2012년 12월 안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김익중 경주 핵안전연대 운영위원장은 "현재 경주 방폐장은 물이 새는 등 방폐장이 건설될 수 없는 지역에 건설되면서 공사기간이 계속 연장되어 왔다"며 "오늘의 사고는 이러한 지역에 방폐장을 건설하면서 공사기간을 짧게 설정하고 무리하게 밀어부친데 따른 결과로 방사능폐기물관리공단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방사능폐기물관리공단 홍보실 관계자는 "공사기간 연장 이후나 최근들어 특별히 공사 일정을 강행하거나 무리한 작업을 진행한 바 없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가 나와야 알겠지만 이번 사고가 '무리한 공사' 때문이라는 지적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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