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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통과되면 제2의 김진숙 나온다"

[현장] 2000여 명 촛불집회 참여…"못 막으면 나라에 망조"

"한나라당이 한 발작씩 물어나고 있습니다. 물러나다 엉덩방아를 찧을 때까지 우리는 더욱 힘차게 싸워야 합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손에 든 촛불을 들며 "졸속적인 한미FTA 폐기하라"고 외치자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 모인 2000여 명의 시민들도 촛불을 들고 같이 외쳤다.

10일로 예고된 한미FTA 비준안 처리가 연기됐다.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난 9일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타협점을 찾는데 실패하자, 일단 본회의 개최를 취소하는 쪽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계획된 한미FTA 비준 반대 촛불문화제는 그대로 진행됐다. 범국본은 비록 비준안 통과가 연기됐지만 지속적으로 촛불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는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프레시안(최형락)

"이 기세를 몰아 내년 총선 때가지 연기시키자"

이날 집회에는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강기갑 의원은 "오늘 비준안 통과가 연기됐기에 촛불 문화제에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줬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 의원은 "온 국민이 한미FTA 독소 조항을 공부했다"며 "그러니 이걸 못 막으면 나라에 망조가 들 거라 생각하고 이렇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기세를 몰아 내년 총선 때까지 비준안 처리를 연기시키자"라며 "이후 없애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타결된 한진중공업을 언급하며 "우리가 김진숙 앞에서 하나가 될 수 있었기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이 하나된 힘으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그리고 한미FTA를 막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의원은 "한미FTA가 통과되면 제2의, 제3의 김진숙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우린 벌써 10월부터 세 차례나 비준을 막아왔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꼼수'로 유명해진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미국에게 우리나라를 넘기지 않겠다는 뜨거운 심장만 있다면 비준을 막아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 정 전 의원은 "미국 의회에서 일사천리로 한미FTA를 통과시키는 건 절대적으로 미국에 한미FTA가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우리에겐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 한미FTA"라고 말했다.

"신 을사늑약 반드시 막아내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자신을 2008년 촛불여고생이었다고 밝힌 대학생은 "2008년 촛불을 든 이후 속절없이 3년의 시간이 지났다"며 "이명박 정권 아래 지난 3년은 아무런 의욕도 없이 고민과 회의감만 가진 채 보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학생은 "하지만 2011년 다시 촛불을 들게 됐다"며 "지금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학생은 "청와대에 계신 분이 아무리 물대포를 쏜다 해도 가족과 나를 위해 신 을사늑약이라 불리는 한미FTA를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밝혔다.

자신을 다함께 활동가라고 밝힌 20대 여성은 "우리가 해냈다. 한미FTA 강행 처리를 연기시켰다"며 "세상 물정 모르고 까불던 이 정권에게 제대로 물을 먹였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다함께 활동가는 "우린 앞으로도 이렇게 해낼 수 있다"며 "현 정권은 레임덕 때문에 쩔쩔매고 있다"고 앞으로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다함께 활동가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ISD만 재협상 하면 비준안을 통과시킨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11일 오후 7시에도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또한 오는 12일은 여의도 문화마당, 13일은 서울광장에서 전국 노동자들과 함께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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