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데 대한 비판과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에 굴복한 최악의 결정"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연합 등 농민단체들로 구성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농축산부문 비상대책위원회'와 녹색소비자연대, 생협전국연합 등 소비자단체들로 구성된 '한미 FTA 소비자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4700만 국민의 식품안전권을 볼모로 잡고 미국 측의 압력에 일방적으로 굴복한 최악의 결정"이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이들은 "농민과 소비자의 우려와 반대의견마저도 묵살하는 정부의 '통상독재'가 힘없는 국민들의 생존권과 미래 세대의 희망마저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조치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농민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무현 정부는 오는 11월 전국민적인 대규모 항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조치가 취소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거리시위를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누가 그러더냐"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집요하게 추적해 온 보건의료단체들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조치는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식품 위생 및 광우병 안전 연대'는 "참담한 심정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못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위험한 광우병 도박판을 벌이는 한미 정부의 배후에는 타이슨푸드, 카길 등 이윤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다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다국적 농축산 독점기업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과 미 행정부 관료, 미국 의원들은 다국적 거대 축산기업들의 로비와 압력에 따라 노골적으로 한국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4대 선결조건으로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강요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입재개 결정은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이익과 국민의 건강을 맞바꾼 것으로 현 정부의 역사적 과오로 기록될 것"이라며 "안전한 식품을 먹을 소박한 권리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들과 함께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육류단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반면 미국 육류수출협회(USMEF)는 이날 곧바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협회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육류 생산관리 시스템에 대한 평가를 모두 마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쇠고기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광우병 파동으로 한국으로의 쇠고기 수출이 중단된) 지난 2년8개월은 한국 소비자에게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쇠고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미국의 시스템을 보완하고 재정비한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미국산 쇠고기는 최상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관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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