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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손학규, 국가 지도자 꿈 깨…정동영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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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손학규, 국가 지도자 꿈 깨…정동영 새빨간 거짓말"

"민노당, 외통위원으로 인정 안해…제 마음 속에서"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한나라당)의 얼굴이 벌개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의 외통위 회의실 점거가 나흘 째 계속되자, "민노당 의원을 외통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억지 주장'까지 펼치며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낸 것.

남 위원장은 3일 오후 국회 외통위원장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의로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야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통합한다는 정치적 이해와 야욕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한심하고 후안무치한, 자신들만 선이고 나머지는 악이라는 태도를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외통위 회의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민노당 의원들을 거론, "한미 군사동맹을 없애라는 게 민노당 강령"이라며 "몸으로 막으려는 민노당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며, 경위를 쓰러뜨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민노당 김선동 의원을 오늘부터 외통위원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위원장은 외통위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무슨 의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 마음 속에서 지우겠다는 얘기"라고 답했다.

"손학규, 일국의 지도자 되겠다는 분이…꿈 깨야"

남경필 위원장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저 자리에 앉은 정동영 의원, 일국의 대선 후보였던 분이다. 그런데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서 그 때는 잘 몰랐다? 바로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모른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한 것이다. 줄타기 하지 말라.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도 "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이 뒤에 숨어 원내대표를 조종하고 정치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몸으로 막고, 민노당과 함께 몇 석 더 얻어 보려고 한다면 국가지도자가 되는 꿈은 당장 깨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의원들, 개인적으론 빨리 강행처리 해달라고 얘기해"

이밖에도 남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저를 만나면 빨리 강행처리해 달라는 얘기를 내게 한다"면서 "민노당의 속내는 밟고 지나가라는 것이고, 한나라당은 계속 압박하고 밀어가고 있는데 그런 상황이라면 법적 논란이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회의장 직권상정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그건 내가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직권상정을 할 경우 표결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거리를 뒀다. 앞서 남 위원장은 이미 지난해 12월 "물리력을 통한 의사 진행에 동참할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본회의가 끝나더라도 오늘 안에는 외통위를 열지 않겠다"며 "그러니 이제 빨리 회의장을 열고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이 부탁도 듣지 않는다면 민주당과 민노당은 오직 물리적 충돌만을 유발하는 정당이란 것을 분명히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 위원장의 '흥분'은 이날 기자간담회 전부터 시작됐다. 당초 남 위원장은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정동영 최고위원과 민노당 이정희 대표 등이 소회의실 입구를 막아서 비켜서라는 남 위원장과 이들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던 중 이정희 대표가 남 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거론하며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이에 남 위원장이 "몸싸움은 김선동 의원이 먼저 시작했다. 오늘부터 김선동 의원을 한나라당 외통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정희 대표가 "(김선동 의원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외통위원"이라고 면박을 줬고, 결국 남 위원장은 분을 삭인 채 외통위원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야 했다.

3일 본회의 전격 취소…박희태 "오늘은 직권상정 안 할 것"

한편,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여야 합의에 따라 취소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건도 몇 건 없고 한미FTA로 여야간 긴장감이 고조되는데 굳이 본회의를 열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사를 전했고, 이를 여야가 수용하면서 본회의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의장은 직권상정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안 할 것"이라고 일축한 뒤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청에 대해선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답해 이후 직권상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다음번 본회의는 오는 10일과 2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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