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미FTA 10월 처리 압박…여야 정면충돌 조짐

오늘 '끝장토론'…민주 "날치기, 죽기 살기로 막을 것"

정부와 청와대가 한나라당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서 31일까지 처리할 것을 요청한 가운데, 여야가 또다시 합의 도출에 실패해 국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는 30일 오후부터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놓고 '끝장토론'에 나서는 등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지만, 당장 이날 오전 열린 양당 원내대표 비공개 회동에서도 명확한 입장 차만 확인하는 등 이날 토론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

당장 민주당은 ISD가 국내 사법제도를 부정하는 독소조항인만큼 재재협상을 통해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ISD는 노무현 정부 때 체결한 협정의 원안"이라며 맞서고 있다.

당초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다음 번 본회의가 예정된 내달 3일 상정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10월 내 처리"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국회의 상황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부 측은 김황식 국무총리,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임태희 대통령 실장 등이 참석한 29일 저녁 비공개 회동에서 "한미FTA의 내년 1월1일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비준안을 10월 말까지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처리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청와대가 요청한 10월 처리가 가능한 시점이 31일 하루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은 "죽기 살기로 막겠다"며 물리력 동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깃발 아래 다시 뭉쳐서 날치기 처리하겠다면 야당도 죽기 아니면 살기로 막을 수밖에 없다"며 "만약 한나라당이 또 다시 청와대의 거수기가 돼 한미FTA를 강행처리 한다면 민심은 영원히 한나라당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김 원내대변인은 "오늘 국회에서 ISD와 관련한 끝장토론이 있고, 다음달 2일까지 여야 합의로 본회의 휴회까지 결의한 마당"이라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려면 국익을 내팽개친 MB식 FTA를 즉각 포기하고 강행처리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