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수석대표는 6일부터 나흘 간 열리는 한미 FTA 3차 협상에 대해 "양측의 협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본격적인 힘쓰기가 시작된다"며 "그러나 극단적인 대립 쟁점이 적어 협상 자체는 순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일 오전 11시 30분께 미국 시애틀 공항에 도착한 김종훈 대표는 이번 협상을 씨름에 비유하면서 "2차 협상이 샅바싸움이었다면 이번 3차 협상은 본격적인 힘쓰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힘쓰기란 씨름에서 배지기 등 본격적인 기술 구사에 들어가기 전 단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김 대표의 말은 이번 3차 협상이 지난달 한미 양국이 상호 교환한 상품무역 분야의 양허(개방)안과 서비스·투자 유보(개방제외)안을 놓고 서로 상대의 속내를 파악하는 과정이 된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상대방이 어떤 요구를 해 올지 잘 모르겠지만 전략을 세운 뒤 진의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어 "서비스·투자 유보안에 대해 양측 간에 서로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제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유보안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차 협상 때는 의약품이 돌발변수가 됐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돌발이라는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3차 협상 때는 돌발 변수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협상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밖에 김 대표는 쌀 개방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이번 협상에서 논의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겠지만 우리는 쌀 개방은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리 측은 지난달 미국에 보낸 상품양허안에서 쌀, 콩,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마늘, 파, 사과, 포도 등 284개 품목을 관세철폐 대상 예외품목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우리 측 협상단이 "쌀 만큼은 개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쌀만 빼고 다른 것은 모두 개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한편 이번 3차 협상 기간 동안 미국 시애틀에서 한미 FTA 반대 시위를 벌일 원정투쟁단에 대해 김 대표는 "여러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가능하다. 불상사 없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3차 본협상에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 등 26개 부처 및 13개 국책 연구기관에서 모두 218명 규모의 협상팀을 꾸렸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3번째로 열리는 이번 협상은 특히 양국의 개방계획안을 주고 받은 이후 처음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지난 1·2차 협상보다 더 긴장도가 높은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측 협상단은 "이제부터 진짜 통상협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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