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3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은 음해성 정치공작"이라고 못박았다.
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은 나의 서울시장 4년 임기 중 서울시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그런 연대설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생뚱맞은 이야기"라며 "자꾸 변명하면 말려들까봐 이야기를 안 하니까 그런 공작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버전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盧-李 연대설'을 조기에 진화하지 않으면 당내 대권경쟁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계심의 발로로 비쳐진다.
"안희정? 얼굴도 모른다"
이 전 시장은 "발상지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권, 원내세력일 것"이라며 "한나라당 당원들이 들으면 오해할만한 내용을 퍼뜨리는 것은 나를 음해하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와의 접촉설에 대해선 "지하철에서 우연히 주간지에 사진과 함께 난 내용을 봤는데 안 씨는 전혀 모르는 얼굴"이라고 부인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지금까지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적은 없지만 후보가 되려면 경선은 상식 아니냐. (대선 출마 선언은) 격식을 갖춰서 정식으로 하겠다"며 한나라당 탈당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지방을 다녀보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대선후보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국민감정과 맞지 않는 것 같더라"면서 "대선 캠프를 차리는 것도 먼 훗날의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그러나 '박정희 리더십'을 유난히 부각시키며 이미지 구축 행보에는 속도를 냈다. 이 전 시장은 "지방에 가는 곳마다 '박정희 시대처럼 강력한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국가의 무너진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욕구가 있다"면서 "심지어 박정희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30대들조차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盧대통령, 위기감 부족"…현안마다 각 세우기
퇴임 후 첫 가진 기자간담회인 만큼 각종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피력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선 "이 문제는 철저하게 국익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며 "정권 말기에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환수를 논의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은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 국익을 철저하게 따져야지 자주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무책임하고 국민과 기업에게 심리적,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주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 전 시장은 "작통권 환수 문제는 전쟁억지에 도움이 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서둘러 가져오는 것은 우리 국익에는 마이너스이고 미국 국익에는 플러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해 이 전 시장은 "검찰 수사를 좀 더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부가 관련 의혹을) 몰랐으면 미숙한 것이고 알고 했다면 나쁜 것이니 이래저래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다"며 "한편으론 사회적 분위기가 일하는 분위기가 아님을 반증하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진행해 온 정책탐사 활동의 소감을 밝히면서 "개인파산이 가족파산으로 이어지고 결국 사회 전체가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사회의 위기감을 느꼈다"며 "그런데 노 대통령은 그런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거듭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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