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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물 치우고, 화상 입으며 일했는데, 수당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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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물 치우고, 화상 입으며 일했는데, 수당은 '0'"

청년유니온 "대기업 커피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주휴수당 미지급 약 200억 원"

1년 가까이 대기업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온 김민수 씨. 김 씨가 이 일을 택한 건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고상'하게 커피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생각은 착각이었음을 알게 됐다.

오븐에 케이크를 굽다가 팔에 화상을 입는 경우는 비일비재했다. 야간에 근무할 경우, 커피로 '해장'을 하러 온 취객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가끔 토사물을 매장 바닥에 뿌리기도 했다. 치우는 건 온전히 김 씨의 몫이었다. 그렇다 보니 스트레스가 나날이 늘었다. 이 씨는 2개월 전 결핵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일해도 받는 돈은 시급 4448원. 그런데 시중에서 4000원에 파는 아메리카노 원가는 200원에 불과하다. 김 씨가 현재 일하는 곳의 하루 매상은 300만 원이다. 소비자가 낸 돈은 대부분 대기업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뉴시스

커피빈 100%, 카페베네 91% 등 대형커피점, 주휴수당 지급 안해

대기업 커피전문점에서 청년 아르바이트생에게 저임금을 지급하는 것도 문제지만 법정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직군에 상관없이 유급휴일의 개념으로 주어지는 임금이다.

청년유니온은 지난 7월과 8월 두 달간 주요 커피전문점 브랜드 7개 전국 251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82.1%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해야 할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유니온은 6일 서울 중구 프란체스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외국계 브랜드 커피빈은 100%, 카페베네는 91%에 달했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77%, 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가 합작한 한국의 스타벅스는 70%,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스구찌는 73%가 주휴수당을 미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부분 커피전문점 매장은 '주휴수당은 정규직에만 지급한다'거나 '주당 40시간 이상 일해야만 지급한다'는 식으로 노동법을 잘 모르는 아르바이트생을 속여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유니온은 "커피전문점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주당 최소 15시간만 일한다고 계산하더라도 최소 200억 원에 달하는 임금이 체불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 전수조사 실시해야 한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원 연구원은 "2000년대를 들어 대기업이 영화관 등 서비스업계에 진출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20대 청년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문제는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는 이들에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주고 있다는 점"이라며 "20세 미만의 경우 50%가, 20~24세의 경우 30%, 25~30세의 경우 14%가 최저임금 이하의 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게다가 이번 조사로 주휴수당도 받지 못하는 이가 매우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고용노동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수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근 공정무역을 강조하며 마치 사회적으로 좋은 실천을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대기업들은 정작 노동 현장에서 주휴수당을 주지 않고 있는 현실은 개탄스럽다"며 "고용노동부는 청년노동자에 대한 노동실태 조사 및 임금지급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년유니온은 향후 임금체불이 심각한 주요 대기업 커피전문점 직영매장과 본사 등을 돌아가며 노동법 준수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피해당사자들을 모집해 고용노동부 집단진정 및 대기업 본사 사장들에 대한 고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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