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자신의 가족을 두둔하고 나섰다. 최근 교인들이 조 목사 부인 등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장로·신도들 집단 반발…순복음교회에 무슨 일이?)
조 목사는 3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 예배 4부 설교에서 우리 집사람이나 애들이 성자는 아니고 훌륭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도둑놈은 아니다"며 "도둑놈이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을 통해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데 조용기와 그 가족들이 돈을 빼먹는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며 "그것을 문서로 돌리고 인터넷에 올리고, 거짓말을 자꾸 하면 참말이 된다"고 성토했다.
조 목사는 "교회 일부 사람들이 서명을 해서 나를 골탕먹이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절대로 내가 '아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증명해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외투와 금덩이를 훔친 죄로 자신은 물론 가족과 가축까지 심판을 받은 구약성서 '여호수아'에 나오는 인물이다.
초창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만들 당시를 설명하며 자신과 가족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일축하기도 했다. 조 목사는 "교회를 세울 때 천막치고 가마니 깔고 피와 눈물과 땀으로 교회를 시작해서 50년을 이 교회에 헌신했다"며 "내가 이제 와서 교회 돈 빼먹으려고 하다니…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목사는 사랑과행복나눔재단 기금과 관련해서는 "교회에서 500억 원을 기초 돈으로 줬다"며 "그렇기에 그 돈은 내 돈도 아니고 교회 돈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교회에서 일단 내놓으면 재단 돈이며 재단은 정부의 것"이라며 "정부가 늘 와서 감시하며 누구도 그 돈에 손댔다가는 철창신세가 된다"고 말했다.
이영훈 현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를 두고는 거듭 지지 의사를 밝혔다. 조 목사는 "이영훈 목사를 밀어주고 도와줘야 한다"며 "나와 이영훈 사이에 쐐기를 박으려 아무리 애를 써도 쐐기가 안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간 조 목사 가족이 이영훈 담임목사 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교회 내부의 지적이 있었다.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지난 6월 17일 조 목사를 총재로, 부인 김성혜 씨와 김창배 순복음강남교회 장로를 공동 이사장으로 선임했고, 이에 대해 교회 당회는 "재단이 조 목사 가족의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31일까지 시무장로 800여 명 중 7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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