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장 만난 홍준표 "오해는 하지 말라"

'동반성장 공청회' 불참했던 경제단체장들, 요구사항은 '줄줄'

최근 대기업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말로 '착취'를 꼽아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대기업 규제 정책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추가감세 철회 등 대기업 규제 정책으로 정치권과 재계의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국회의 '대·중소기업 상생 공청회'에 불참을 통보하기도 했던 경제5단체장을 간담회 자리로 불러들인 것.

홍 대표의 첫 마디는 '오해는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는 "오해도 많지만 우리들이 자유민주주의의 틀을 깨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그런 부분은 좀 양해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대표는 이어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 출자총액제한제를 완화했고, 감세 정책을 추진했다"며 "그렇게 해온 결과 우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탈출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다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분법적으로 성장이냐, 분배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수출과 경제성장의 성과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또 "(기업들의) 애로사항,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보자"라고 덧붙였다.

곧이어 홍 대표의 제안대로 단체장들의 '허심탄회'한 발언이 쏟아졌다. 대한상의 송경식 회장은 "감세 정책 기조가 유지되길 바라며, 특히 법인세를 예정대로 인하해서 조세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게 해 달라"요구했다.

송 회장은 이밖에도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의 연장 등 조세 감면 혜택을 줄줄이 요구한 뒤,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관해 "동반성장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기업이 책무감을 갖고 앞장서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동반성장은 기업이 스스로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하는 게 맞지, 개별 기업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가) 일률적으로 추진한다면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사에 큰 이정표가 될 수 있는 한미 FTA를 빠른 시일 내 국회에서 비준 동의 해 달라"고 촉구했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도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영원히 함께 가야하기 때문에 자칫 싸움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결코 바라지 않는다"며 "지난해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대기업 참여도 떨어지고 동반성장위 역할에 대한 정부의 간섭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