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나 이전까지는 박정희 같은 쿠데타 한 놈들 정권"

상도동 방문한 홍준표 "우리는 YS키즈"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대표가 자신의 '정치스승'이라 부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취임 후 가장 먼저 예방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5대 총선에 공천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한 홍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을 연신 '각하'라 부르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6일 오후 상도동 자택을 찾은 홍 대표는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는 김 전 대통령에게 "저희들이 다 'YS키즈'다"라며 "제가 장인, 장모님도 안계시고 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셔서 밖에서 큰절하는 데는 각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장하다. 압도적으로 (당대표 선거에서) 이겼다"며 "내가 역시 공천을 잘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내가 홍 대표에게 공천을 줄 때 선거구가 지금은 바뀌지 않았냐"고 물었고, 이에 홍 대표는 "지금은 동대문으로 갔다. 각하가 보낸 지역구보다 더 어려운 곳이다. 해방 이후 보수당이 서울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것이 그 때가 처음이었다"며 15대 총선을 언급, 오래된 '동지애'를 확인하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가 대단히 어렵고 한나라당도 대단히 어렵다. 홍준표 대표가 잘 해야 한다. 모든 것은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며 격려했고, 이에 홍 대표는 "각하, 잘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YS "내가 대통령할 때 멋있게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내가 대통령할 때는 멋있게 했다. 하나회도 척결했고, 금융실명제도 했다. 개혁공천도 했다"며 "그 때 하나회를 척결 안했으면 우리나라가 미얀마(버마)처럼 되어있을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척결'을 거듭 언급하며 "그 당시 군에 대해서 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 전에는 박정희 같은 쿠데타 한 놈들 정권이니까 외국 정상들이 안 왔다. 그런데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서로 오려고 난리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가 아침에 운동을 하러 가면 배드민턴장에 한 100명이 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났는데도 이전 같으면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무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참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홍준표 대표가 고쳐야 한다. 정치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홍 대표의 상도동 예방 자리엔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과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