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공작 정치 세력'으로 '이재오계' 지목

이재오 '발끈'…나경원 "여론조사 결과 보면 내가 1등"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당내 '계파 선거'와 관련, 원희룡 의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특정 계파'를 '이재오계'라고 지목했다.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둔 27일, 홍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이계 전체도 아닌 일부 친이계에서 일부 기관들과 함께 특정 후보 지지를 강요하고 또다시 계파 투표를 시도하고 있다"며 "그런 위협을 당한 분들이 저한테 전화를 한다. 지방에까지 사람을 보내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 '그 사람이 친이계 대표다'(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회자가 문제의 '특정 계파'가 '이재오계'냐고 묻자, 홍 의원은 "당내 계파 중 가장 확실한 계파가 이재오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인데 지금 친박계는 조용하다"며 "이재오 특임장관은 조용히 있으면서 개입하지 않는데, 그 핵심 계보원들 몇몇이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홍 의원은 "특정 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는 등 공작정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폭로했지만, '특정 계파'로 이재오 특임장관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홍 의원은 이재오계가 원희룡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내년 공천 때문이라고 본다"며 "내가 당대표가 되면 공천 불이익을 당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희룡 의원이 전날 "정작 자신의 방으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불러 지시를 내린 사람은 홍 후보"라고 반박한 것과 관련, "내가 사람을 부른 일은 없고 다만 사람들이 찾아올 뿐"이라며 "찾아와서 협조하겠다고 하면 고마울 따름"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같은 날 오전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서도 "원 후보는 지금 여론조사에서 한참 떨어진 3등 아니냐"며 "3등이니까 나한테 시비를 걸어야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재오 '발끈'…"섬 사람들은 무슨 돈으로 호텔에 불러 표 부탁하나"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재오 특임장관도 발끈하고 나섰다. 이 장관은 홍 의원이 전날 당내 '계파 선거' 의혹을 제기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가만히 있는 사람을 끌어들여 온갖 욕설을 해대는 것도 부패"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부패한 분야 1등이 항상 정치권이다. 선관위는 무엇하나?"라고 맞섰다.

이 장관은 "섬 사람들은 이 판에 무슨 돈이 있어 수백 명씩 호텔에 불러 밥 사주고 술 사주고 표 부탁하고, 그것은 부패가 아닌가?"라고 '금권 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의도 국회의원들을 '섬 사람들'이라고 비유해 반격한 것이다.

나경원 "여론조사 결과 보면 내가 1등"

이날도 후보간 '계파 선거' 공방은 가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역시 전대 후보로 나선 나경원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여러 소문이 근거있게 들려오고 있다"면서 "친이, 친박 등 계파에 의한 전대가 되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내가 1등 후보로 나오고 있다"면서 "(선거인단이) 21만 명으로 늘어난 전대에 당원들이 많이 참석한다면 이번 대표 경선에서 무난히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