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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한 '조중동 종편' 먹여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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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한 '조중동 종편' 먹여살리기

[최진봉의 뷰파인더] KBS 수신료 인상, 다음은 미디어렙?

지난 20일 한나라당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광위)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심사소위)에서 현재 2500원인 KBS 수신료를 3500원으로 40% 인상하는 안을 날치기로 강행 처리했다.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모두 날릴 위기로 고통 받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와 미친 등록금 때문에 거리로 나선 대학생들의 고통을 해결해 줄 대학 등록금 대책법안 등 민생과 관련된 법안이 쌓여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 민생과는 거리가 멀고 도리어 국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준조세 성격의 KBS 수신료를 40%나 인상하는 법안을 이처럼 여야 합의도 없이 날치기로 통과시키는 한나라당은 과연 어떤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일까? 치솟는 물가와 등록금, 그리고 전세난 등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야망을 채우는 일에만 혈안이 된 듯한 모습이다.

막무가내 수신료 인상, 종편 광고 몰아주기

필자가 기회 있을 때마다 누차 강조했듯이 KBS 수신료 문제는 KBS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 그리고 공영성 확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시청자들이 지불하는 수신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수신료를 받아서는 안된다. 수신료 지불을 통해 방송국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국민들의 요구는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만들어 내보내고, 이러한 편파방송에 대해 비판하고 반발하는 방송 제작진들을 징계하는 방송국은 더 이상 공영방송일 수 없고 수신료를 받는 것조차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렇다면 공영방송으로써 정치적 중립과 방송의 공영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KBS의 수신료 인상안 처리에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왜 이렇게 날치기까지 동원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빠르면 오는 9월 출범 예정인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지원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법안심사소위에 제출된 KBS 수신료 인상안에는 KBS 2TV의 광고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S 2TV의 광고 축소를 통해 남는 광고를 새로 출범하는 종편에 나눠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다음 수순은 종편 '광고 직접 영업' 허용?

나아가, 이번 KBS 수신료 강행처리는 새로 출범하는 종합편성채널의 광고 영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한 의도가 함께 숨어있는 듯 하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방송 광고 틀의 새로운 정립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6월 국회에서 미디어렙 관련 방송법을 개정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종편이 출범하기 전에 미디어렙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종편이 현재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시간을 대행 판매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과 달리 미디어렙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개별적으로 광고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의 이러한 종편 밀어주기 의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아직까지 미디어렙에 대해 공식적인 당론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시키지 않고 종편사업자의 직접 광고영업 허용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는 노골적으로 종편의 개별 광고영업을 지지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3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방송법에 따르면 종편은 자유로운 광고영업을 하도록 돼 있다"며 종편의 개별 광고영업을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나아가, 최 위원장은 "정부가 종편이라는 아기를 낳았는데 걸음마를 할 때까지는 보살펴야 한다"며 종편이 초기에 방송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야당과 언론단체,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학자들이 반대하던 미디어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켜가면서 그야말로 어거지로 이명박 정부만의 뜻으로 탄생시킨 종편을 먹여 살리기위해 또 다시 특혜를 베풀겠다는 말이다.

현행 방송법을 들먹이며 종편은 케이블 채널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광고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논리는 말이 안된다. 왜냐하면 종편은 이미 다른 케이블 채널이 누리지 못하는 특혜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분야만을 다루는 다른 케이블 채널과 달리 종편은 지상파 방송처럼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방송할 수 있고, 전체 TV시청 가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유료방송 가입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재전송 하도록 하고 있어 기존의 지상파 방송과 다름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지상파 방송에 맞먹는 특혜를 받고 있는 종편은 광고규제에서도 지상파 방송과 동등하게 규제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와 여당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종편이 성공하도록 지원하려는 이유는 종편의 소유주가 현정권에 우호적인 보수 신문사들이기 때문이다. 여론의 독과점과 보수 획일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종편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끌고 가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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