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역 두리반 옆 작은 인쇄소를 소개합니다'

[기고] "포스코건설, 말로만 배려 운운하지 말고 실천해라"

주도면밀하기보다는 안하무인격으로 만행이 자행되는 곳이 있다. 원래 건설자본이 가는 곳마다 그러려니 하지만 도에 지나친다. 마포구 동교동삼거리 공항철도 역사를 시공하면서 포스코건설이 보여준 행태가 바로 그렇다.

도시공항철도 홍대입구역 공사는 공식적으로 2010년 12월 29일 철도가 개통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원이 해결되지 않아 공사를 중단한 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동교동 167번지 삼영인쇄소 앞이 그렇다.

삼영인쇄소 앞은 두 개의 지하철 환기통이 튀어나와 인도의 반을 가로 막고 있다. 인도의 폭이 2미터가 안 돼 평소에도 오가는 데 불편을 느끼지만, 비가 내리면 통행이 뒤엉켜버려 행인들은 아예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로 내려가 통행을 감행한다. 도대체 이런 일이 왜 생겼고, 왜 해결되지 않는가?

포스코건설이 애초 삼영인쇄소 앞에 H빔을 박고 환승로 공사를 시작한 것은 2008년 10월 3일부터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삼영인쇄소 가는 길을 자유자재로 옮겨가며 공사를 강행했다. 오늘은 인쇄소 코앞으로 길을 냈다가, 내일은 인쇄소 바깥 먼 쪽으로 길을 냈다. 오늘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다닐 진흙길에 구두가 빠져도 나 몰라라 하더니, 내일은 그 길에 부직포를 깔아 진흙 대신 흙물에 빠지도록 했다.

▲ 인쇄소 앞 도로. ⓒ유채림

인쇄소 가는 길이 날마다 이 모양이니 손님 발길이 끊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자 삼영인쇄소 주인은 인근 상인들과 함께 포스코건설 현장사무소로 달려갔다. 공사가 끝나는 때를 알려주고, 그때까지 영업 손실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포스코건설 현장팀장은 국책사업에 영업 손실 배상 따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버텼다. 상인들도 이대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고 버텼다. 그로부터 며칠 뒤 포스코건설 본사에서 어떤 지침이 내려왔는지, 현장팀장은 상인들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공사기간은 3개월입니다. 영업 손실 배상은 2개월 치 해주겠습니다."

인쇄소 주인과 상인들은 공사기간이 3개월이라는 말에 흔쾌히 2개월 배상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웬걸! 인쇄소 앞 지하 환승로 공사는 2009년에도 계속되었고, 2010년에도 계속되었다. 무려 27개월이나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에는 인쇄소 현관 앞으로 두 개의 환기통이 불쑥 튀어나오는 대공사를 강행하기까지 했다. 영업이 안 돼 밥 먹고 살기 힘드니 환기통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각종 암 질환성 공기나 먹고 살라는 고약한 심보가 아닐 수 없다.

공사기간 3개월 운운하던 포스코건설의 비열한 거짓말, 무려 27개월 동안 계속된 감당할 수 없는 영업 손실, 환승로 공사로 지반이 가라앉아 그나마 인쇄기까지 정상작동이 쉽지 않은 점, 두 개의 환기통에 가로막혀 인쇄기를 밖으로 빼내 수리할 수도 없는 처지 등으로 인해 인쇄소 주인은 지칠 대로 지쳤다. 하물며 인쇄소 코앞으로 빼낸 두 개의 환기통 마무리 공사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항의하자, 포스코건설은 심지어 공사방해로 고소까지 해놓은 상태다. 적반하장도 유만부동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강약이 부동이 아니라 사회윤리가 통하는 사회, 공정·정직·배려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포스코건설이 말로만이 아니라 제발 좀 실천의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쓰리게 아픈 자의 심정으로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