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한나라당 중진회의에서 친박계 4선 의원인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이 "대학생 촛불시위가 총선을 앞둔 선동적인 정치투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 하면서 "반값 등록금은 포플리즘" 이라고 대학생들의 등록금 촛불 시위를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 언론매체가 보도했다. 이 의원은 더 나아가, "시위 현장에 정작 학생들은 줄어들고 민주노동당, 일부 시민단체 등 과거 촛불시위 세력이 가세하고 있다. 이는 대학생 등록금을 핑계 삼은 정치적인 정치투쟁" 이라며 "총선을 앞둔 정략적인 정치투쟁으로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해진다.
한나라당의 중진의원인 이경재 의원의 발언은 한나라당이 대학생들의 등록금 촛불시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살인적인 등록금 때문에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 현장에 내몰려 하루 두 세 시간 새우잠을 자고 수업시간에 몽롱한 정신으로 강의를 들어야만 하는 비참한 삶에 지친 대학생들이 그동안 꾹꾹 참아온 울분을 쏟아낸 등록금 촛불 시위를 선동적인 정치투쟁으로 폄훼하는 한나라당은 정말 국민의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한편 이날 이 의원의 발언을 보도한 기사에 함께 실린 관련 사진에는 이 의원의 뒤쪽으로 한나라당이 벽면에는 붙여놓은 플래카드가 부착되어 있었다. 그 플래카드에는 선명하게 "민심이 천심입니다. 국민의 뜻 받들어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플래카드에 적힌 구호대로라면 민심을 천심으로 알고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야 할 한나라당이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단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정치투쟁으로 폄훼하고 있다는 것은 이 구호가 얼마나 진실성이 없는 허망한 구호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최근 참여연대와 민주당 원혜영 의원실이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0명 중 9명이 반값 등록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대상자들은 '반값 등록금 정책에 어떻게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3.6%가 '무조건 찬성,' 36.1%가 '조건부 찬성'이라고 응답해 반값 등록금에 대한 찬성 응답이 약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현재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벌이고 있는 촛불시위에 대해 응답자의 70%는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설문결과를 보면 반값 등록금 정책과 대학생들의 촛불시위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지지하는 민심임에 틀림없다.
ⓒ프레시안(최형락) |
그렇다면 민심을 천심으로 알고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한나라당은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정책과 촛불시위를 적극 지지하고 후원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면 구호 따로 행동 따로인 플래카드는 당장 떼어내고 솔직히 민심은 천심이 아니고 국민의 뜻도 한나라당의 입장과 맞지 않으면 받들지 못하겠다고 쓴 새 플래카드를 내 걸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을 속이지 않는 솔직한 모습이다.
여론에 떠밀려, 내년 총선과 대선에 표를 의식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로 국민들 속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 한나라당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지킬 생각도 없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 국민들에게 남발하지 말고 자신의 정체를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국민들도 한나라당의 정체를 제대로 알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구호 따로 행동 따로인 이중적인 정치집단의 모습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로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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