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구미 4일째 일부 단수…"준설로 빨라진 유속, 위험한 강바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구미 4일째 일부 단수…"준설로 빨라진 유속, 위험한 강바닥"

구미시장 "수자원공사 책임 묻겠다"…야권 "조사단 구성" 촉구

경북 구미 지역 단수 사태가 4일째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원인을 '4대강 사업'으로 지목하고 정부를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비 오는 날이 잦아지면서 4대강 공사로 인한 가물막이 보 등 각종 시설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1일 "밤샘 복구작업으로 금일 새벽 01시 25분 자연취수로 전환했다"며 "현재 공급 수량은 하루 31만㎥로 평상시 수준(26만2000㎥/일)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수한 물이 배수지를 거쳐 각 가정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려 이날 오전까지도 구미와 칠곡 지역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물이 안 나온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3만여 가구가 여전히 단수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일부 고지대는 12일까지도 수도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오전 단수 사태 이후 4일이 지나도록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정치권에서도 정부를 비난하는 논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수자원공사가 생활용수를 산업용수로 돌린 것은 가치의 전도"라며 "국민 개개인의 삶이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역시 "그나마 공급되던 생활용수 중 일부가 공업용수로 전환되는 등 어이없는 수습책에 주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무리한 4대강 공사로 인한 주민의 막대한 피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주민들은 주민대로 불만이고, 기업들도 원활한 용수 공급이 안 돼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버이날' 대목을 놓친 식당들의 원성도 높다.

▲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구미 해평 광역취수장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 "4대강 사업 수돗물 안정공급 문제 없다" 더니

4대강 사업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고가 난 곳은 낙동강 28공구 구간으로 강바닥 준설에 따른 유속 상승 등 4대강 사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무리한 4대강 사업이 각종 폐해를 계속해서 양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고가 난 구미 광역취수장은 낙동강 28공구 지역으로 대규모 준설로 수위가 낮아지자 안정적인 취수를 위해 가물막이 보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준설로 유속이 빨라지고, 수위가 낮아져 보 아랫부분이 집중 침식되면서 보가 뚫렸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준설공사로 인한 취수장 점검을 하고 현장 주변에서는 준설공사를 감안했을 때 시트파일(가물막이용 가림막)을 6m가 아닌 최소 15m는 박아야 했다는 지적이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수자원공사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부는 홍보 사이트인 '공감코리아'에 지난해 4월 9일 "4대강살리기 사업 중 수돗물 안전성 걱정 없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나라의 상수도 관련 인프라나 기술수준은 4대강에서의 준설과 보건설 공사 등이 수돗물 공급의 안정성을 위협할 정도로 취약하지 않다"고 강조했었다.

더 큰 문제는 비가 잦아지면서 이와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가 내린 지난 1일 경기 여주의 강천보와 이포보 공사현장에서는 가물막이와 강둑이 유실되고 공사 현장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북구 영산강 월산보도 보 하단이 침식해 구조물이 유실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청개구리도 아니고, 비만 오면…"

'빨라진 유속'으로 인해 본류와 가까운 지류에서도 제방 붕괴 사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준설로 본류의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지면 지류의 유속도 빨라져 바닥을 파내게 되고, 바닥이 파이면 주변 제방도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는 지난달 28일에 낙동강 22공구인 강정보 주변 낙동강과 금호강 합류 지점에서 가물막이 제방 붕괴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해당 지역에 제방을 쌓은 적도 없다고 반박하는 등 논란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4대강 본류와 연결된 지천에서 역행침식이 일어나 제방 붕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라며 "지류사업 역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은폐하기 위한 것임을 국민들은 똑똑히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요즘 상황은 어미의 시체를 강변에 묻은 청개구리 꼴"이라며 "비만 오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동조사단을 꾸려 각종 하천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제라도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성명을 통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당장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