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총기 적극 사용하라"

'취객 난동' 언급하며 강력 대응 지시

조현오 경찰청장이 취객이 관공서에 난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위급 상황에서는 총기를 적극 사용하라고 9일 지시했다.

조 청장은 이날 오전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지난 1일 취객이 흉기 난동을 부리자 팀장이 하급 경찰관을 돕지 않고 도망갔던 서울 관악경찰서 난우 파출소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조 청장은 하급자가 취객과 상대하는 동안 밖으로 나간 팀장을 두고 "총이라도 사용해서 제압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그런 사람은 조직에 남아 있도록 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팀장인 전모 경위는 지난 1일 저녁 6시 50분께 서울 관악구 난향동 난우파출소에서 술에 취한 장모(41)씨가 흉기를 들고 난입했을 당시 하급자인 허모(40) 경장을 돕지 않고 도망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하급자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대처를 적절하게 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난우파출소 소속 전모(58) 경위를 3일 다른 지구대로 전보 조치했다.

조 청장은 경찰 조직 내에 총기를 사용하면 불이익을 받는 관행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런 메뉴얼, 규정이 어디 있느냐. 권총 등 장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비겁하고 나약한 직원은 퇴출시키겠다"고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조 청장은 "경찰 조직 운영에 연간 8조 원이 들어가는데 그렇게 나약한 경찰관을 국민이 신뢰하겠느냐"며 "경찰 관서에 난입해 난동을 부리는 취객이 있거나 조직폭력배를 제압하는 등 상황에서는 규정에 따라 과감하게 총기를 사용하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

경찰청은 이날 지역 경찰관에게 파출소 및 지구대에 근무하거나 현장에 출동할 경우 권총 등을 반드시 휴대하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경찰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징계를 받거나 민·형사상 책임을 질 것을 우려해 총기나 장구 사용을 꺼리는 의식이 만연하다고 판단, 적법하게 장구를 사용하는 경찰관을 징계에서 면책하는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경찰은 적법하게 장구를 사용했음에도 직원이 민사 또는 형사 소송에 연루되면 본청 소속 지원팀이 대응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