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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과서의 '독도 서술',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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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일본 교과서의 '독도 서술', 어떻게 변했나

[韓日 교과서 전쟁, 해법은?①] 지도책의 '竹島'부터 '한국 불법점거론'까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30일 발표된다. 일본은지난 2005년에도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서술한 극우성향 교과서를 검정에서 통과시켰지만, 지난 2008년 개정된 문부과학성의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이 같은 서술은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또 한 번의 갈등을 예고하는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프레시안>은 일본 교과서 검정이 발표되는 30일부터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와 함께 역사왜곡 교과서의 문제점을 짚은 기획 시리즈를 지면에 소개한다. <편집자>

2011년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에서 나타날 역사왜곡 가운데 첨예한 관심을 끌 것은 독도에 관한 서술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은 이미 1980년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교과서에 서술하였으며, 그 이전에도 지도책에서는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여 왔다. 여기서는 일본 교과서의 독도 기술 및 표기 실태를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정리해보려고 한다.

1. 1950~70년대 지도책의 독도 표기

필자가 조사한 범위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첫번째 교과서는 1956년에 '제국서원'이 발행한 고등학교 지도책이다. 이 책에서는 독도를 '죽도'로 표기하고,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국경선을 긋는 방법으로 영해와 영토를 표시함으로써 독도를 일본 영토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표기는 1960년대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1970년대에 들어서 중학교 지도책에서도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1971년 제국서원의 지도책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것이다. 이 지도책의 '아시아동부' 지도에는 독도를 '죽도'로 표기하고 울릉도와의 사이에 국경선을 그었다. 이러한 표기는 이후의 제국서원 지도책에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1970년대에 다른 출판사의 지도책으로 확산되었다.

비록 교과서에 문장으로 서술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은 지도책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였고, 그 추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확산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1980년대에 중학교 교과서에 서술하기 시작하였다.

2. 1980년대 중학교 교과서의 독도 서술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서술한 교과서는 1980년에 등장했다. 1980년에 검정을 받은 중학교 지리교과서 두 종류가 그것이다. '청수서원' 지리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가장 서쪽 끝에 해당하는 센가쿠제도 및 시마네현 근해에 있는 다케시마도 일본 영토인데, 전자는 중국, 후자는 한국이 각기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여, 그 영유가 문제가 되고 있다."

고 서술하였으며, 학교도서 교과서에서는

"이밖에 일본 고유의 영토인 일본해의 다케시마를 둘러싸고 대한민국과, 동지나해의 센가쿠제도를 둘러싸고 중화인민공화국과 영유권에 대한 대립이 있다."

고 서술하였다.

이들 두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국토를 다룬 곳에서, 북방영토에 뒤이어 본문에 서술하거나 각주로 서술하였다. 북방영토 서술에 附記하였지만, 독도를'일본 영토'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단정적으로 서술하였다. 이른바 '고유영토론'에입각한 이러한 서술은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는 1990년대 초의 서술과 비교해도 매우 강도가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983년 개정검정본에서도 두 교과서는 동일하게 서술하였으나, 1986년 검정본에서는 청수서원 교과서만 그대로 서술하였고, 학교도서 교과서에서는 삭제하였다. 그리고 1992년 검정본에서는 청수서원 교과서에서도 사라졌다.

그러므로 1980년대 내내 적어도 한 종류 이상의 중학교 지리 교과서에서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기술하였으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중학교 지리 교과서에서 사라진 독도 서술은 1993년 고등학교 '현대사회'와 '정치·경제' 교과서로 옮겨갔다.

3. 1990년대 고교 교과서의 독도 서술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독도를 본격적으로 서술한 것은 1993년 검정본에서였다. '제일학습'과 '일교출판'에서 발행한 현대사회 교과서에서 일본의'영토문제'로 북방영토와 함께 한국과의 사이에 다케시마 문제, 중국과의 사이에 센가쿠제도 문제가 있다고 서술하였고, '제일학습사'의 정치·경제 교과서에서도 동일하게 서술하였다. 이듬해 검정을 통과한 정치·경제 교과서 두 종류가 추가로 독도에 관하여 서술하였는데, '산천출판사'의 교과서에서 처음으로 '다툼이 있다'고 서술하였으며, '삼성당' 교과서는 지도를 제시하고 독도 영유권의 경과를 상세히 설명하였다.

이 교과서들은 1989년의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발행된 것이다. 그런데 학습지도요령해설서의 현대사회 분야에서는 영토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정치·경제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도 포함하여 다양한 나라끼리 미해결의 문제가 있지만, 국제평화의 유지와 안정을 위해서도 평화적인 해결을 향해 넓은 시야에서 계속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한 점을 인식시킨다."고 언급하였을 뿐이다. 어디에서도 독도에 관하여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독도를 기술하였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당시의 국제정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소비에트연방이 붕괴하고 러시아연방이 형성되던 격변의 시기였고, 이때를 이용하여 일본은 남쿠릴열도를 반환받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이'북방영토'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가시적 성과를 축적해가던 현실이 전반적으로 영토에 대한 관심을 높여 독도까지 서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독도가 남쿠릴열도에 덧붙여서 기술된 것이 그러한 추정을 뒷받침한다. 또한 1994년에 발효된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교과서의 독도 서술은 급속히 확산되어, 1998,1999년 검정 교과서에서는 두 배로 늘었다. 지리 교과서에도 독도를 기술하기 시작하였다. 서술의 강도도 점차 높아졌다. 1993년 검정본에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다케시마 문제'가 있다고 서술하였을 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은 명확히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 검정을 통과한 삼성당의 정치경제 교과서에서는 독도 영유권에 관하여 지도를 제시하고 다음과 같이 상세히 서술하였다.

"일본이 1905년에 시마네현에 편입하였고, 이후 실효적으로 지배해왔다. 1946년의 연합군총사령부 각서에 의해 일본의 행정구역에서 분리되었는데, 이것은 점령하의 잠정조치였고, 다케시마를 일본 영역에서 제외한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조약에서 일본은 조선에 대한 모든 영유권을 포기했지만, 다케시마는 일본이 포기한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1952년에 한국이 이승만라인을 설정하여 일본 어선이 들어가서 고기잡는 것을 금지한 水域의 안쪽에 다케시마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일본정부는 다케시마가 자국 영토라고 항의하였고, 이후 양국간의 분쟁 문제로 되었다. 1965년의 일한기본조약에서도 다케시마의 귀속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처리를 미루어 두었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문제'의 차원에서 '다툼', '분쟁'의 차원으로 서술하고, 그 역사에 관해 이처럼 상세하게 설명을 붙인 것은 90년대 교과서가 80년대의 중학교 지리 교과서와는 다른 차원에서 독도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 ⓒ프레시안

4. 2000년대 중·고교 교과서의 독도 서술

2000년대에는 중학교와 고교 교과서에서 함께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서술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중학교 교과서의 경우, 1992년 검정본에서 사라졌던 지리교과서의 독도 서술이 2001년 검정본에 다시 등장하였다. '일본서적'의 교과서가 "일본과 한국 사이에는 일본해에 있는 다케시마를 둘러싼 문제가 있다."고 서술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서술은 200해리 수역 설정과 관련한 것으로, 직접 영유권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6종의 교과서가 독도와 울릉도 사이에 국경선을 그어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는 등 독도 영유권에 관해 적극적으로 기술하기 시작하였다.

2001년에는 공민교과서에서도 독도에 관해 서술하였다. '후소샤' 공민교과서는 '일본해상의 다케시마'는 한국이 "영유를 주장하고 일부 지배하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보아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라고 서술하였다. 1980년과 같은 수준에서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서술한 중학교 교과서가 나타난 것이다.

독도를 기술한 중학교 교과서는 2005년에는 두 배로 늘었다. 그 뿐 아니라 서술의 강도도 더욱 강해져,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일본의 고유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하기에 이르렀다.

고교 교과서의 독도 서술도 더욱 확산되고, 서술의 강도도 높아졌다. 1999년 3월에 개정된 학습지도요령에 입각한 교과서는 2003년과 2004년에 발행되었다. 이때 독도를 기술한 고교 교과서는 19종으로 늘었고, 일본사B에 처음 기술되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06년∙07년도 판에는 총 28종으로 늘었으며, 일본사A에도 기술되었다. 마침내 사회과에 속하는 모든 종류의 교과서에 독도가 서술되고, 사회과 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는 12개 출판사 전부가 몇 개의 과목에서 독도를 기술하게 되었다. 독도 서술은 보편적 현상이 된 것이다.

이런 긴 기간 동안의 교과서 서술을 바탕으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서술하도록 명시하였으며, 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도 이를 따르도록 하였다. 이제 일본의 교과서는 독도 서술을 사실상 피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모든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서술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 일본 최대의 교과서 관련 시민단체인 '어린이와교과서네트워크21' 사무실에 빼곡히 붙은 선전물. 역사 왜곡 교과서를 아이들에게 주지 말자는 내용의 홍보물들이다. ⓒ프레시안(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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