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대지진 피해자를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모금은 지난 16일 '일본 대지진 추모집회'로 진행됐던 제961차 수요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4), 길원옥(84), 이옥선(84), 김순옥(89), 박옥선(86) 할머니 등 5명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날 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는 "일본 대지진 참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빠른 구조와 복구를 바란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 16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 961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대지진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대협 관계자는 "과거의 아픈 경험으로 누구보다 인간의 아픔과 고통을 잘 이해하는 할머니들의 제안인 만큼 모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할머니들의 소중한 취지에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모금은 오는 23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962차 정기수요집회에서 시작돼 향후 6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송신도 할머니, 실종 일주일만에 대피소 명단에서 확인
한편, 이번 대지진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89) 할머니가 미야기현의 한 대피소에 피신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대협 관계자는 "17일 <아사히신문>의 기자가 미야기현의 한 대피소에 찾아가 대피자 명단에 송 할머니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기자가 할머니를 찾아 봤지만, 대피소엔 7000여 명 가량의 사람이 모여있어 안타깝게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송 할머니를 직접 만나기 전까진 마음을 놓을 수 없지만 일단 할머니가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피소에서 노인들이 추위로 사망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지만, 그 힘든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으신 할머니였기에 추위쯤이야 해를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은 미야기현에 거주해온 송 할머니는 11일 이후 실종돼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송 할머니는 미야기현 거주 일본군 위안부 여성 가운데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유일한 생존자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10여 년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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