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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붓글씨로 써진 봄날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세월이 내려앉은 그들의 주름이 애틋하다. 무채색이 지배하는 포스터는 여백의 공간이 별로 없음에도 쓸쓸하다. 꽃피는 봄날이 시린 겨울을 다 보내고 맞이한 따뜻한 봄날인지, 혹독한 겨울을 끝내고 편안히 마지막을 보내기 위한 배려인지 알 수 없다.
연극 '봄날'은 2009년 서울연극제에 참가해 전석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작품으로 극단 백수광부가 15주년을 맞이해 무대에 다시 올린다. 한국희곡의 거장 이강백의 연극 '봄날'은 동녀 풍속이 환기하는 희생과 화해의 세계를 극의 배경에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세대 간의 갈등, 위계적 권력관계 내의 갈등을 설화적 시공간의 사건으로 환원시킨다.
2011년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봄날'은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인 공연이 될 전망이다. 봄날 타오르는 산불처럼 반역을 꾀하는 아들들의 열정과 후회로서 참회하는 아버지의 그리움이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회춘을 향한 원초적 욕망과 선(禪)적인 관용의 세계가 한데 어우러지는 이 작품은 동양적인 세계관이 펼쳐지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에는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유연한 화술의 연기자 오현경, 진정성 있는 배우 이대연, 실력파 극단 백수광부 배우들의 유쾌한 에너지가 함께 한다. 배우 오현경은 1984년 초연과 2009년 서울연극제 모두 아버지 역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바 있다. 연극 '봄날'은 공연전체의 설화적 세계를 수렴하면서 장면과 장면 사이에 시, 그림, 소설, 영화, 편지 등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극중극 형식을 취한다.
움직임과 리듬으로 극 전체의 변주를 만들어 내며 봄날의 여백을 채울 연극 '봄날'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1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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