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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도부도 한미FTA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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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도부도 한미FTA '엇박자'

박희태 "농업대책 뒤에 처리" vs 홍준표 "10월까지는 처리"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시점을 두고 한나라당 지도부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다음 주 중 국회에 한미 FTA 비준안을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한미 FTA는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과 농민들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다음에 처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농촌에 사는 주민들이 FTA로 인한 걱정을 안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은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당 3역의 생각은 박 대표와 다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상황과 관계없이 국회에서 절차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못 박았다. 임 의장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가 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지 않고 한미 FTA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9월 초 "이번 정기국회에 가능하면 10월말 이전에는 한미 FTA를 처리 해야 한다"면서 "미국 대선과 무관하게 한국에서 선처리하고 선비준해서 미국에 압박하는 것이 맞지, 미국의 경과를 보고 나서 처리하자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임태희 의장과 홍준표 원내대표와 같은 생각"이라며 "미국의 상황과 관계없이 한미 FTA는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안 총장은 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박 대표님도 농민들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야당 "뭐가 그리 급하냐" 일제히 반발
  
  한나라당 내 의견이 엇갈리는 와중에 야당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 정기국회 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임태희 의장은 이날 불교방송 <유용화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미 FTA는 지금의 야당이 주도해서 한 정책"이라며 "야당도 기본적으로 찬성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 문제에 있어서 야당은 고개를 저었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 대표단으로 방미 중인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의 상황을 보면 한미 FTA 문제를 미국 의회가 쉽게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서둘러서 비준동의를 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정책위의장도 정책성명을 내고 "우리 의회는 정부의 성급한 판단으로 FTA 비준안을 서두르는 이 상황에 꼭두각시가 돼선 안된다"며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지원대책을 마련한 후에 처리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정부 여당이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제출하고 속전속결로 마무리하겠다는 것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뭐가 그리 급하냐"면서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휘청하고 장기 국면으로 가고 있으며 미국 대선도 앞두고 있는데 또 한 번의 비굴함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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