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결국 <PD수첩> 난도질…"최승호 PD 소망교회 취재 중"

시사교양국 PD들 성명 "탐사 저널리스트들 모두 숙청"

MBC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공정사회와 낙하산' 등을 제작한 최승호 PD에게 결국 "<PD수첩>에서 떠나라"는 인사 인사 발령이 내려졌다. 최 PD 외에도 진행자인 홍상운 PD도 다른 부서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사 측은 2일 오후 <PD수첩> 제작진 11명 중 6명을 다른 부서로 발령 냈다. 새 프로그램을 정한 뒤 부서를 옮기는 관례와 달리 이번에는 프로그램도 정하지 않고 인사발령부터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이 조직화되고 여론이 불리해지기 전에 '속전속결' 했다는 것이 시사교양국 PD들의 해석이다.

사 측이 당초 내세운 <PD수첩> 1년 이상 근무자 이동 명분도 무시됐다는 주장이다. 이번에 이동하는 상당수 PD들이 <PD수첩>에 투입된 지 1년이 안 됐고, 그 중에는 1개월밖에 안 된 PD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사교양국 PD들은 성명을 내 "철저히 PD수첩을 무력화시키고 고사시키기 위한 인사라고 밖에는 다른 해석을 할 수가 없는 인사"라며 "과학탐사보도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심층보도의 성과를 축적해온 탐사 저널리스트들을 모두 숙청함으로써 권력에 비판적인 PD수첩을 초토화시키고 망가뜨리겠다는 의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최승호 PD가 최근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 중이었던 것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PD들은 성명에서 "최승호 PD는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하고 있는 중이었다"며 "철저히 화근의 싹을 제거하겠다는 오싹한 인사이자 소망교회의 '소'자와 4대강의 '4'자도 꺼내지 말라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최 PD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혹시 내가 떠나게 되더라도 후임자가 소망교회 문제에 대한 취재를 하는데 지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PD들이 성명에서 소망교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이상 논란이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사교양국 PD들은 3일 오전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을 만나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후 총회를 통해 대응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