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최승호 PD 강제 발령?…"시사교양국 변해야"
MBC 시사교양국 PD 등에 따르면 새로 임명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시사교양국의 변화를 위해 1년 이상 한 프로그램에서 일한 사람은 예외없이 교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면서 "최승호 PD의 인사문제도 예외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내가 PD수첩을 없애거나 흔들 것이라는 예상은 오해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인사문제는 보직 부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최 PD와도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겠다"면서도 "그러나 원칙을 세우는 일을 포기하면 교양국에 변화를 주는 일은 불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평PD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비상기구인 '평PD협의회'를 구성한 이들은 "윤 국장이 말하는 '원칙'은 최 PD를 솎아내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최 PD 본인이 <PD수첩>에서 더 제작을 하겠다고 하는데 왜 굳이 다른 부서로 강제 발령 내는가. 만약 발령난다면 한국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정면 충돌'을 경고했다.
평PD들은 지난 28일 시사교양국 비상총회를 연데 이어 2일 오후 3시에도 긴급 비상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 PD는 "윤 국장이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인사방침을 밀어붙일 것 같다"며 "이는 최 PD를 비롯해 1년 이상된 시사교양국 PD 모두의 대이동을 뜻하고 시교국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검사와 스폰서' 편에서 전화 인터뷰하고 있는 최승호 PD ⓒMBC |
편성본부 이관부터 인사까지…김재철 직할통치 현실화?
MBC 시사교양국 PD들이 최 PD의 강제 발령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최 PD에 대한 발령이 시사교양국 혹은 <PD수첩> 흔들기의 '최종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재철 사장은 연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시사교양국을 크게 바꿨다. (☞관련기사: MBC 조직개편 파문…"김재철,
시사교양국을 TV제작본부에서 편성본부로 이관한 것이 그 첫번째. MBC는 시사교양국을 편성제작본부로 이관하고 기존의 TV제작본부를 드라마예능본부로 개편했다. 이에 대해 MBC 구성원들은 "시사교양국을 경영진 직할통치 체제로 만들어 자율성을 빼앗으려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새로 임명한 국장, 부국장 등 시사교양국 보직 간부 인사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시사교양국 조합원들은 "새로 임명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김 사장의 고교와 대학 직계 후배"라며 "결국 김 사장이 직계 후배를 통해 <PD수첩> 등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직할통치 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또 이현숙 신임 부국장의 경우 지난 2008년 2월 "MBC의 불공정 방송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던 선임자 노조 출신으로 시사교양국 PD들은 "평소 시사교양국 구성원과 교류가 거의 없었고 과거 보직 간부 시절 상향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PD수첩> 신임 팀장에 김철진 시사교양국 제2부장이 선임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과거 <PD수첩>을 한번도 연출해보지 않은 인물"이라며 "<PD수첩>을 거쳐간 숱한 인물을 다 제쳐두고 경험없는 인물을 보임한 의도는 무엇인가. <PD수첩> 팀장에는 전문성이 필요 없나"고 반발했다.
MBC 시사교양국으로서는 편성본부로 이관된데 이어 국장부터 팀장까지 비교적 보수적인 인사로 바뀐 셈. 이에 더해 <PD수첩> 제작의 중심축을 맡아온 최승호 PD를 비롯해 그간 <PD수첩>을 제작해온 PD들이 모두 바뀔 수 있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평PD협의회는 "<PD수첩> 흔들기가 가시화될 경우 연가투쟁을 비롯한 집단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호 '올해의 PD상' 수상…"국민들이 <PD수첩> 돌봐주시길"
한편 최승호 PD는 지난달 28일 열린 한국PD대상에서 '올해의 PD상'을 받았다. 최 PD는 한국PD연합회(회장 이창섭)가 주최한 이번 시상식에서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편과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 등을 제작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최승호 PD는 수상소감에서 "상을 받았으나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라며 "요즘 'PD수첩'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들이 <PD수첩>을 돌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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