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최근 사원들에게 지원한 법인폰의 통화연결음을 일괄 수신료 홍보 음성으로 바꿨다. KBS 사원에게 전화를 걸면 "KBS는 시청자 여러분이 내주시는 소중한 수신료로 운영됩니다. 수신료의 소중한 가치를 더 큰 감동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수신료 현실화, 변화의 약속입니다. KBS 국민의 방송"이라고 나오는 식이다.
이 컬러링은 해당 사원들에게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바뀐 것으로 KBS 구성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화를 받기 전까지 자신의 통화연결음이 바뀐지 몰랐던 한 PD는 "소문은 들었는데 진짜 바뀌어 있는지 몰랐다"고 말한 뒤 "부끄럽다. 직원들도 폭력적이라고 느끼는데 듣는 사람들은 얼마나 폭력적으로 느끼겠는가"라고 말했다.
상당수 KBS 구성원들은 2일 출근하자마자 통화연결음을 바꾸고 있다. KBS의 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직원 통화연결음까지 바꿔버린 공영방송, 수신료 홍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좋은 프로그램과 뉴스인데 누가 세운 홍보전략인지 촌스러워 눈물이 날 지경"이라며 "3.2 컬러링 되찾기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올렸다.
KBS의 다른 PD도 "오늘 나오자마자 처음 한 일이 수신료 홍보 통화연결음 지우는 것"이라며 "114에 전화만 하면 해결되더라"고 말했다. KBS의 다른 기자는 "사측의 일방적인 수신료 홍보 통화연결음에 벌써 통화연결음 지우는 방법이 전파되고 있다"며 "역시 역사는 도전과 응전으로 반복되는 듯하다"고 비꼬았다.
이에 앞서 KBS는 직원들의 차량에 일방적으로 수신료 홍보 스티커를 붙여 역시 반발을 사기도 했다. KBS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뒷유리에 "수신료 현실화 더 큰 감동의 시작입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것.
한 PD는 "KBS 본관 주차장에 한 5분 주차해놓은 사이에 수신료 홍보 스티커를 붙여놨더라"며 "처음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순간 내 차가 아닌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커를 떼는 중인데 잘 안떨어져서 반쪽은 남아 있는 상태"라며 "사실 KBS 주차장에 세우는 차가 모두 직원 차량은 아닌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붙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는 "직원용 차량 스티커와 전화 연결음은 공영방송 재원의 근간인 수신료 현실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5000여 임직원들이 공영방송인의 공적인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작된 것"이라며 "사내 전자게시판을 통해 전체 사원들에게 미리 공지한 후 시행했다"고 밝혔다.
김명성 KBS 홍보팀장은 "일부 사원들의 불만이 수신료 인상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사원들까지 포함해 전체 KBS 사원들의 불만처럼 비춰지는 것은 유감"이라며 "대부분의 KBS 구성원들이 (이번 캠페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 KBS 사측이 KBS 직원들 차에 붙인 수신료 홍보 스티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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