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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얼굴이 찍힌 CCTV, 누가 지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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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얼굴이 찍힌 CCTV, 누가 지켜볼까?

[최진봉의 뷰파인더]<62>감시를 피할 수 없는 사회와 프라이버시

2011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감시 카메라는 피할 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도로와 공항, 은행, 지하철, 회사 등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 설치되어 있는 감시 카메라가 현대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촬영하고 저장한다. 특히, 최근들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현대인들에게 대한 감시가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루어 지고 저장되고 있어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트북에 설치된 웹 카메라, 비디오 게임에 설치된 모션 센서, 스마트폰에 설치된 카메라, 전자여권, 유료도로와 고속도로에 설치된 하이패스, 회사 출입증 등은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을 디지털 센서를 통해 기록하고 저장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센서를 이용한 기기들의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사회 곳곳에 디지털 센서를 장착한 기기들의 보급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로 인해 일상 생활을 하는 데 있어 거의 모든 부분이 점차 디지털 센서에 노출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회사인 '테라데이터(Teradata)'의 수석 기술담당관인 스테판 브로브스트(Stephen Brobst)는 "앞으로 수 년 안에 디지털 센서를 장착한 기기들에 의해 수집된 일반인들의 생활 감시 정보가 전 세계 이메일과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이용자들이 사이트에 올리는 글의 양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디지털 센서가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첨단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최근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상세히 기록하고 저장 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같은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도 인식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미국의 '어펙티바(Affectiva)'라는 회사는 최근 사람의 생체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팔찌를 개발해 출시했다. 이 팔찌는 사람의 미세한 땀샘 변화를 감지해 이를 토대로 팔찌를 착용한 사람의 감정의 반응과 변화를 측정한다. 즉, 팔찌를 착용한 사람이 어떤 상품이나 장면을 봤을 때 나타나는 땀샘의 변화를 측정해 해당 상품이나 장면에 대한 팔찌 착용자의 선호도를 측정하는 장치인 것이다. 백화점이나 상점 등에서는 앞으로 이 팔찌를 이용해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에 더 관심을 보이고 구입을 선호하는지 측정하는데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소비자 전자쇼에서 상점 설치용 디지털 광고판을 새로 선보였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선 보인 상점 설치용 디지털 광고판은 얼굴 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상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얼굴을 인식해 이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거나 구입한 상품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렇게 얼굴이 인식된 소비자가 다시 상점을 방문했을 때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개별 광고를 보여주어 구매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소비자가 상점을 방문해서 상점을 떠날 때까지의 모든 행동이 디지털 센서에 의해 기록 저장되고, 이 기록들은 상점들의 상품 판매 증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처럼 상점들과 광고회사들은 첨단 디지털 센서가 부착된 기기들을 동원해 의도적으로 소비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 촬영, 분석하고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사생활이 기록되고 촬영된 이 데이터를 이용해 상점이나 광고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유혹한다. 즉, 소비자들은 자신의 쇼핑활동이 고스란히 기록, 촬영, 저장되는지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차별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 당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범을 목적으로 우리 주변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감시 카메라에 우리는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무의식중에 감시되고, 촬영된 후 저장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일반인들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촬영된 데이터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관리가 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감시 카메라는 지방자치 단체, 경찰, 사설 경비업체, 회사, 개인 등 다양한 단체와 사람들에 의해 각각 다른 목적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감시 카메라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소홀히 이루어지고 있어 일반인들의 사생활이 개인의 동의 없이 타인에 의해 사용되거나 범죄에 이용될 소지를 안고 있다.

첨단 디지털 기기와 각종 감시 카메라로 인해 우리는 누구를 만나 함께 어디를 가는지, 그리고 삶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의식 중에 모두 기록, 촬영, 저장되고 있다. 무차별적인 감시활동이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할지라도 이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를 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개인의 동의 없이 개인의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촬영, 기록하고 있는 감시 활동으로 인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받지 않도록 이를 방지 할 수 있는 기술적인 장치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감시활동을 통해 획득한 개인의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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