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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올드미스들은 괴롭다. 골드미스라면 그나마 좀 나을지 모르겠다. 학벌 중시 외모 중시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나이만 먹은 노처녀라면 어딜 가도 듣는 결혼 성화에 고막이 너덜거리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누군가 자신을 대신해 세상에 소리쳐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같은 노처녀는 운명적인 사랑을 기대해서는 안 되냐, 우리도 여자다!' 라고 대신 외쳐줄 그 누군가가 있었으면 바란다.
여기 이 시대의 모든 노처녀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캐릭터가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김삼순이다. 연극 '내 이름은 김삼순'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요 에피소드를 모아 놨다. 2, 30대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시켰던 드라마의 주인공 '김삼순'은 예쁘지도 않고 돈이 많지도 않다. 오히려 통통하고 나이도 많으며 덜렁대고 허점투성이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우며 솔직한 그녀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또 다른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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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프랑스 유학파 파티쉐지만 버젓한 직장도 없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좀 잘난 남자 친구 민현우 밖에 없었는데 그녀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보기 좋게 차인다. 3년 동안 쏟은 열정이 무색할 만큼 잔인하게 돌아선 남자친구를 쿨하게 잊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지나간 추억을 가슴 깊이 새기며 슬퍼하는 소녀감성의 김삼순은 나이만 먹었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어둠의 그림자로 가득한 김삼순의 인생에도 따뜻한 볕이 내리쬔다. 계약연애를 하자고 달려드는 백마탄 왕자님 장도영, 까칠하지만 자꾸 끌린다. 김삼순은 용기 있고 당찬 성격으로 그를 사로잡는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케이크와 같은 달콤함에 빠뜨리는 김삼순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덜렁대며 이리저리 치이고 넘어질 테지만 끄떡없다. 그녀가 가진 긍정의 기운과 당참은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삼순은 대한민국 모든 노처녀에게 희망이고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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