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수준별 수능"…이과에 국어 부담 줄여줘

교과부, 연2회 시행 방안은 폐지…국어 듣기 평가도 없앤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보는 201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국·영·수 수준별 시험을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개편안에서 제시됐던 연2회 실시 방안은 무산됐다.

교과부는 26일 201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어, 수학, 영어 과목에 수준별 시험을 도입하고 탐구과목 선택 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그간 국어와 영어의 경우 모든 수험생에게 동일한 수준의 시험이 제공되어 수험생들이 적성과 역량에 관계없이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시험을 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행 수능보다 출제범위가 적고 쉬운 A형과 현행 수준의 B형, 두가지 수준의 시험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예를 들어 이과를 택하는 학생의 경우 국어를 그렇게 어렵게 볼 수가 있느냐, 또 문과 학생의 경우 수학을 어렵게 볼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들이 많았다"며 "모든 과목을 쉽게 보기에는 대학측의 변별력도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적성과 역량에 맞추어 본인들이 한 과목은 쉬운 과목을 선택하게 해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은 진로나 진학하고 싶은 모집단위에 따라 A형과 B형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B형의 경우 최대 2과목까지 응시 가능토록 했고 국어B와 수학 B를 동시 선택하는 것은 제한된다. 대학들이 세 과목 모두 B형을 요구할 경우 수준별 차등을 두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공계열의 경우 '국어A, 영어B, 수학B',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국어B, 영어B, 수학A'와 같은 선택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이과는 국어 부담을, 문과는 수학 부담을 낮춰주는 셈이다. 대학별로 요구 사항이 다를 수 있지만 예체능계열의 경우 국영수 모두 A형으로 시험을 볼 수도 있다.

또 국어의 경우 '모국어 듣기평가는 국어능력 측정에서 의미가 없다'는 주장에 따라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고 현행 50문항인 국어와 영어의 경우 문항 수가 너무 많아 수험생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에 따라 문항 수를 5~10개 가량 감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사회 및 과학탐구 영역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변경된 과목을 수능시험 과목에 반영해 선택과목 수가 줄어든다. 교과부는 현행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수능 두 번? 한 번만

교과부는 당초 밝혔던 연2회 수능 실시 방안은 "수험생의 수능 부담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수능은 대입전형에서 수험생의 수능준비 부담 완화 등의 여건이 마련될때까지 현행과 같이 1회 시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제2외국어·한문의 경우 폐지 여부를 검토했으나 현행과 같이 유지하도록 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 선진화된 평가를 위해 별도의 평가방법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연내에 과목별 문항수, 응시시간, 배점, 문항형태등을 전반적으로 연구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번에 개편된 2014년도 수능시험이 2013년에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