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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위기 유탄?…한나라, 한미FTA 문제도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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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위기 유탄?…한나라, 한미FTA 문제도 '설왕설래'

"쇠고기만 '상납'한 꼴" vs "신속 처리로 미국 압박"

한나라당이 정기국회 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천명했지만, 당 내에서도 '신중론'을 촉구하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돼 또 다른 내홍의 불씨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가 1일 개최한 '수요정책마당'에선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의 시각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최근 금융위기 등으로 미국의 '레임덕 세션(대선을 앞두고 미 정부 예산 회계연도가 종료돼 대통령 퇴임 전까지 의회를 가동하는 기간)'개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불투명해지자 한나라당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 국회의 중점 과제 중 하나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지속적으로 천명하며 큰 소리 친 바 있다. '미국발 금융 위기'와 '부시 대통령 레임덕'이 한나라당의 '중점 과제'를 잠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염두하고 있는 처리 방식은 세 가지. △정기국회 내 상임위와 본회의를 통과시키는 안 △미국의 새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후에 국회에 제출하는 안 △먼저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킨 후 본회의 통과는 미국 대선 일정을 지켜보며 조정하는 안이다.

조윤선 의원은 "상임위 통과 후 지켜보자는 세 번째 안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본회를 기다리면서 미국 의회를 설득하는 등 가용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세 번째 안은 논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FTA 처리되면 정치적 비용 엄청 든다

우선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권택기 의원은 "쇠고기 협상으로 국가적 손실을 입고 난 후 이명박 정부에서 한미 FTA를 할 줄 알았는데 실패했다"며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 없이 이런 공론화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전 정부가 스크린 쿼터,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완화, 약제비 적정화를 고려해 주고 다 줬다"며 "그리고 나서 8월 한미 FTA 비준을 목표로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협상을 하다가 거의 상납하는 게 돼 버린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당위론 때문에 너무 서두르고 객관적 분석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에 대한 분명한 정부의 로드맵이 뭐냐"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쇠고기 정국으로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고 신뢰를 잃었다"며 "이혜민 FTA 교섭 대표 뿐 아니라 외교통상부는 통렬한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의원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낙농 한우 농가는 3분의 1로 축소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안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축산업은 장치 산업인데 이게 무너지면 우리는 영원히 외국에서 고기를 사다 먹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미 FTA가 체결 되면 노동자, 농민들이 반대할 것이고 그에 대한 정치적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며 "우리는 가슴을 맞대고 다가가 설득할 수 있는 대안 없으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사정 볼 것 없이 서둘러 비준해야

반면 윤상현 의원은 "문제는 미국 금융 위기"라고 전제한 뒤 "미국의 금융 위기 시스템이 문제지만, 이런 내부 문제를 밖으로 돌려 한국, 중국 등과의 무역 불균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따라서 미국 측의 FTA 재협상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미국의 대선 일정을 보고 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지 미국의 비준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라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외교통상위원회 통과 후 본회의에 빨리 넘겨 처리함으로써 우리의 정치적 부담을 털고 자동차 등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옥임 의원도 "논의의 초점은 비준의 타이밍"이라며 "향후에 매케인 후보든 오바마 후보든 재협상을 요구할 텐데 (재협상 요구를)안 받겠다는 전제를 세운 후에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야 미국에 정치적 압력을 줄 수 있고, 한국은 FTA를 산뜻하게 처리한다는 느낌을 국제사회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미국이 비준안을 언제 처리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미국 의존적인 모순을 드러내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우리의 국익"이라며 "설사 미국에서 비준을 하지 않아도 어떤 재협상도 없다는 원칙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비준동의안 국회제출에 필요한 절차는 모두 마친 상태"라며 "당정간의 협의를 거쳤으며 내주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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