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tage |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개성 넘치는 다섯 명의 배우 중 단연 돋보이는 사람은 샌프란시스코의 왕언니 배마담이다. 배마담은 훤칠한 키와 좋은 덩치로 한눈에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여자 옷을 입고 진한 화장을 하고 뾰족한 구두를 신고 동생들을 돌보는 든든한 왕언니다.
배마담은 사장 탁명구가 사건사고를 치고 자리를 비우면 샌프란시스코를 돌보는 든든한 책임자 역할도 한다. 가끔 철없어 보이고, 가벼운 농담과 친근한 욕, 직설적인 발언으로 얄궂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배마담은 누구보다도 따듯한 언니다. 성전환을 앞둔 미자를 감싸고 보듬어 안아주며 돌봐주고 묵묵히 그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사람이다.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 처지라 간간히 자신의 아픔과 사연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금세 장난기 가득한 배마담으로 돌아와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배마담은 야유가 나올만한 분장도 서슴없이 소화한다. 걸걸한 남자의 목소리를 인위적으로 여성스럽게 보이려는 배마담의 노고는 좀 더 리얼한 트렌스젠더의 모습을 준다. 배마담의 "야 이년아"란 대사가 정감 있게 들리는 이유는 그가 따듯한 심성에 위트까지 겸비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매력 넘치는 배마담이 참여하는 트렌스젠더 쇼가 보고 싶다면 연극 '나비빤스'를 관람하러 샌프란시스코 바(bar)로 가면 된다. 아트씨어터 문에서 4월 3일까지 공연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