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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김인규 사장, MB에게 배웠나?

[최진봉의 뷰파인더] 제작 자율권 억압하는 KBS, 공영방송 맞나?

우리나라 최대의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이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주변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징계를 통해 기자와 PD 등 방송 제작자들의 제작 자율권을 간접적으로 억압하고 있다.

지난해 KBS는 G20 관련 KBS 보도가 지나치게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형태로 제작됐다는 비판을 한 KBS 울산방송국 김용진 기자에게 정직 4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나아가, 지난 연말에는 지난 7월 편향적이고 편파적인 KBS의 방송형태를 바로잡기 위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벌인 총파업에 참가했던 기자와 아나운서 등 노조원 60여 명에게 무더기 징계를 통보했다. 그리고 새해 들어서는 지난 11일, 4대강 사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작한 KBS <추적60분> 제작진을 성실근무 수행 및 인격존중을 해야 할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절차에 들어갔다.

사무실에 내건 15자 현수막 때문에 징계?

이번에 KBS <추적60분> 제작진이 징계에 회부된 까닭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2주 동안 방송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한데 항의해 사무실에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추적60분> 제작진은 지난달 '4대강'편이 방송되지 못한데 항의해 "추적 60분 불방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KBS 시사제작국 사무실에 내걸었고, KBS 경영진은 이 현수막을 문제삼아 <추적60분> 제작진을 징계하기 위해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추적60분 제작팀

정부를 포함한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언론이, 그것도 국민들이 지불하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점점 노골적으로 친정부적인 권력지향적 보도태도를 보이는 것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작은 몸부림으로 사무실에 내건 15자 현수막을 문제삼아 징계를 감행하는 KBS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라 칭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내부 구성원들의 비판을 듣지 않겠다는 이러한 권위적이고 오만한 태도는 공영방송이 공영방송으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언론은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자체정화를 위한 내부비판 기능이 살아 있어야 한다. 특히, 시청자들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경우, 사주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업방송과 다르게 시청자편에서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자체적인 정화를 위한 내부 비판 기능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공영방송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와 비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내부구성원들의 토론과 논의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열린 구조를 가진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KBS는 지금 내부구성원들의 비판과 논의를 징계로 억압하고 있다.

'위협효과' 즐기는 KBS 경영진, 이명박 정부에게 배웠나

징계를 통한 방송 제작진에 대한 KBS 경영진의 압박은 전형적인 위협효과(Chilling Effect)로 방송 제작진에 대한 경영진의 간접적인 압력 행사이다. 즉, 경영진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언제든지 징계를 가하겠다는 무언의 메세지를 보냄으로써 KBS 구성원들을 압박하겠다는 속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방송 제작진에 대한 압박은 방송제작 현장에 있는 기자와 PD들에게 심리적으로 압력을 가해 방송 제작진의 제작자율권을 억압하게 된다.

이 위협효과는 이명박 정부도 즐겨쓰는 방법중 하나이다. 미네르바 박대성씨와 G20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넣은 대학강사 구속을 통해 정부의 정책에 반하거나 비판적인 내용을 배포 또는 표현하는 행위에 대해 가만두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국민들의 비판을 억압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이는 KBS 경영진이나 이명박 정부나 조직 구성원들과 국민들로부터 비판의 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것으로,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과 민주주의 정부로서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오만한 태도이다.

이번 <추적60분> 제작진에 대한 인사위원회 회부에 대해 KBS 입사 2년차 부터 8년차 PD 138명이 연명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수시로 불거지는 제작 자율성 침해에 분노도 지쳐간다"며, KBS의 현실은 "제작과 보도를 막론하고 쑥대밭" 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뉴스를 보다가 돌연 욕이 나오고 눈물이 흐를 정도로 우리는 병들었고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제 KBS경영진은 제작 현장에서 언론인의 사명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이들의 고통과 절규를 듣고 징계의 칼춤을 멈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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