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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경제팀 '약발'이 안먹히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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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경제팀 '약발'이 안먹히는 까닭

7·4·7 그대로…5% 성장률 등 '근거 없는 낙관론'

경제사령탑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각종 '심리요법'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 미국발(發) 금융 위기로 금융지표가 술렁인 30일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정부가 충분히 선제 대응을 해 나가고 있다"고 역설했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통해 구두개입과 물량개입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대응이냐'는 근원적 불안감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한나라당도 '7·4·7' 장밋빛

무엇보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에 출석해 이 대통령의 7·4·7 공약에 대해 "수정할 필요도 없고 논란이 될 필요도 없다"고 근거없는 낙관론까지 펴 빈축을 샀다. 강 장관은 "비전과 목표를 높게 잡는 것은 정부가 그렇게 꿈과 비전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꿈'을 강조했지만, 민간경제연구소가 일제히 경제성장률을 하향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정부 예산안이 그동안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7·4·7 성장 노선을 바탕으로 했다"며 "미 금융위기 등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뀜에 따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조차 7·4·7 공약을 지적하며 "7%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는 다 좋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떤 획기적인 고민과 각오가 있는지 반영이 안돼 있다"며 "외환위기 직후 김대중 정부가 출범했을 때 진념 장관이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엄청난 변화를 줬는데, 우리가 지금 3%성장에서 7%까지 올리려면 보통 변화 갖고는 어려운데 그런 각오가 안돼 있다"고 비판했다.
▲ ⓒ뉴시스

강 장관은 이어 기획재정부가 실질 경제성장률 5%를 기준으로 273조8000억 원 규모의 내년 예산을 짠 것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리만 브러더스 사태가 생기기 전에 국제금융 시장 상황을 토대로 짰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국은행 등에서 (현재 금융 위기 상황을 반영한 실질 성장률) 연구결과가 나오면 국회 심의과정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한국은행은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7월에 하반기 성장률을 4.3%에서 3.9%로 낮췄고 민간 기관들도 3% 대 전망을 내놓는다"며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병석 의원은 "대규모 감세에다 성장률을 현실보다 높게 전망함으로써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성장률을 적정하게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도 "경제 성장률을 너무 높게 전망하는 것 아니냐"며 "민간 기관들도 낮게 잡는데 (예산에 반영할 경제성장률을) 좀 보수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외환 보유고 많이 있다.

환율 안정을 위한 외환 보유고 투입 방침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지만 강 장관은 "근본적으로 경상수지 등이 개선돼야 하지만 현재 외환보유고는 많이 있다"고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장관은 이날 한승수 총리 주재로 열린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를 가진 뒤 "필요하면 외환 현물시장에도 외환보유고를 투입해 달러 부족으로 환율이 급등하는 사태를 막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스왑 시장에 1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한국은행 자금부장이 외환 스왑이 기회비용 크고 원화 유동성 문제도 많아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했다"고 지적하자 강 장관은 "원론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원화의) 평가절하를 감안하면 투기 목적을 갖게 돼 달러 수요가 한없이 늘어난다"면서 "지원할 때는 라스트 리조트(최후의 수단)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강 장관은 상반기 환율정책과 관련해 "취임 초기에 이미 마련돼 있는 계획을 시행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시기적으로 맞지 않았다"며 "외환 관련해서 앞으로 추가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맞고, 중국의 경우 (주가지수가) 반토막 됐는데, 특히 공공분야의 해외 투자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성식 의원은 "강 장관이 현물 시장에 과감하게 (외환을) 투입하겠다고 했는데 말을 거칠게 한 측면이 있다"며 "취지는 이해하나 워딩(단어 선택)을 고려해 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세금이 늘어 경제가 계속 나빠졌다

한편 강 장관은 2012년까지 26조4000억 원을 감세하는 정부의 방안에 대해서 "26조 원이 부자만을 위한 감세가 아니다"며 "계속 세금을 늘여서 경제가 나빠졌다. 경제를 회복시키고 복지를 늘이는 방법에 대한 전략 전술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감세안이 부자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민주당 오제세 의원에게 "오 의원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은 좋은 데 부자들을 위해 26조 원 감세해 줬다는, 사실인식이 다른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는 "법률상 정당한지, 보편성이 있는지, 평등한지를 따져야지 오제세 의원의 논리로 하면 종국에 어떻게 될 지 결론을 알 것"이라며 "소득이 있을 때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고 (종합부동산세 처럼) 미실현 소득에 대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MB 인식 너무 안이해"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정부합동 실무대책반을 이끌고 있는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불러 현정부의 금융위기 대응방안을 보고받고 정부의 '사고 전환'을 촉구했다.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가 선제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했는데 너무 안이한 시각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살얼음판 같은 상황인데 외환 보유고를 잘못 투입해서 고갈될 우려가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대응해야 하는데 대통령 인식부터 너무 안이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어 "강만수 장관이 내년 5% 성장이 무난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니까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이 5%라는 것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비판했다.

신학용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는 자기가 먼저 외쳐놓고 지금 막상 위기가 닥치니 이젠 위기가 아니라고 한다"며 "국민 앞에 솔직히 얘기하는 청와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재형 의원은 "이 정부는 시장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데 시장에서 신뢰를 잃으면 어떤 정책이 통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성남 의원은 "시장에선 다들 '선제적으로 대처하라. 일 일어난 뒤에 하려면 실기한다'고 한다"며 "현재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정확한 체계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같은 비판과 주문에 신제윤 차관보는 "한은, 금감원, 금융위, 시중은행이 매일 만나고 금융기관 유동성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외환 쪽만이 아니라 실물 문제로 넘어가 중소기업, 저축은행, 가계부채 문제까지 같이 나아가고 있다"며 정부에 긴박감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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