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포스터 it] 우습다, 서럽다, 슬프다, 아프다, 저민다! 연극 '명배우 황금봉'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포스터 it] 우습다, 서럽다, 슬프다, 아프다, 저민다! 연극 '명배우 황금봉'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농축된 작품

멋스러운 흰 모자를 손에 들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노년의 신사가 서있다. 황금색이라고 하기엔 좀 칙칙하지만 그래도 황금색 비슷한 배경을 뒤로 하고 서있다. 백색의 정장을 말끔히 차려 입은 노년의 신사는 콧수염도 정갈히 다듬었다. 센스 있게 포인트를 준 노란 나비넥타이를 보자니 단순한 멋쟁이가 아닌 듯 싶다. 한쪽 팔을 허리에 걸친 자세는 당당하며 자신감이 넘친다. 팔목에 걸린 지팡이는 땅을 짚는 도우미 역할 보다 이 노신사에겐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 ⓒNewstage

깔끔히 올백으로 넘긴 흰머리, 당당한 포즈에서 이 노신사가 대체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어울리지 않게 걷어 올려 접은 바지와 검은 구두에 흰 양말은 조금 우스울지라도. 황금색,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황토색 포스터에는 흰색 필름 위로 명배우 황금보라고 적혀있다. 이 노년의 신사가 배우? 이름도 찬란한 '황금봉'이다. 역시 배우에게서 나오는 자신감 있는 포즈와 여유 있는 표정이었던 것인가. 그의 웃음으로 패인 멋스러운 주름이 서글서글하니 보기 좋다.

연극 '명배우 황금봉'은 이 시대의 최고의 극작가 김태수가 정결한 언어로 빚어낸 가슴시린 명품연극이다. 어느 영화배우의 아픈 기억과 행복한 기다림을 보편적인 삶으로 아프게 그려낸다. 누구나 갈채를 받는 화려한 삶을 꿈꾸지만 인생에 있어서 그러한 시간은 극히 짧은 순간에 그친다. 그리고 이어지는 긴 기다림과 회한의 시간들은 지루하기만 하다. 때문에 옛 명성을 갈망하고 되찾으려는 노력들을 펼친다. 그러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이 작품은 한 때 명성을 누렸던 늙은 배우의 삶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겪어야 하는 인생의 단면을 해부한다. 우리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연극 '명배우 황금봉'은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가도 변하지 않는 삶의 편린과 진리가 있다고 말한다. 작가 김태수는 특유의 환상적 리얼리즘, 혹은 마술적 리얼리즘의 진면목을 펼쳐 보이면서 페이소스 짙은 웃음 속에 내면의 눈물을 감춘 정통 연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가슴 아팠던 회한으로 얼룩진 삶의 단면을 보여주며 우리를 돌아보게 할 연극 '명배우 황금봉'은 오는 1월 7일부터 1월 23일까지 대학로 두레홀 4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