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몸값이 다시 한번 날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시대 오픈으로 방송가에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최고 수혜는 연예인과 작가, 외주제작사에 돌아갈 것이란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1일 4개의 종편을 허가함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
종편은 보도를 비롯해 예능과 드라마, 교양 등 기존 지상파 방송이 선사했던 메뉴를 고르게 갖추고 시청자를 만나게 된다.
이로 인해 연예인과 작가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으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제작사들의 '일감'도 증가하게 됐다.
◇"연예인 몸값 어디까지 오를지 걱정" = 방송 관계자들은 종편의 탄생과 함께 연예인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종편이 초반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스타 섭외에 집중할 것이 예상돼 연예인의 출연료는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한 방송사 본부장은 2일 "연예인의 주가만 치솟게 됐다. 종편이 4개나 허가받으면서 이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출범 첫해 스타를 잡기 위해 대규모 물량 공세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연예인의 몸값이 과도하게 높은 경향이 있는데, 종편이 오픈하면 A급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출연료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방송사 CP는 "종편의 옥석이 가려지기까지 향후 3년간은 그야말로 연예인 세상이 열릴 것"이라며 "지금처럼 집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이제 못 만들 수도 있다. 스타 연예인은 한정됐는데 프로그램은 갑자기 늘어나니 섭외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예인 중에서도 특히 예능인, MC들의 몸값이 가장 빨리 뛸 전망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드라마보다 제작비 규모가 작은 데다 시청자 반응에 따라 빠르게 변화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는 방송사에서는 아무래도 예능에 주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예능계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회당 출연료는 1000만 원가량. 이들은 아직까지 케이블 프로그램에는 출연하지 않고 있지만 종편 시대에는 출연료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심정운 심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다채널 시대는 특히 신인들에게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종편 오픈으로 기존 연예인들의 몸값도 상승하겠지만 새로운 스타 탄생의 기회도 그만큼 늘어나지 않겠나. 이래저래 연예인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전망했다.
◇작가, 외주제작사도 '특수' = 종편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작가와 외주제작사에도 '특수'를 선사한다.
이미 일부 작가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몸값을 자랑하는 상황에서 종편이 제작할 다양한 프로그램은 드라마는 물론, 예능ㆍ교양 작가들의 집필료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종편의 기선 제압과 안착을 위해서는 스타급 연예인과 함께 스타급 작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종편 시대 도래를 가장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것은 외주제작사다.
신현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은 "종편 오픈을 적극환영한다"며 "한류 콘텐츠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갈 너무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다양한 채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기회가 열렸으니 콘텐츠 발전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며 "우리 제작사들은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남자의 자격' '야차' 등을 제작하고 매니지먼트도 하는 코엔미디어의 노희정 부사장은 "제작사로서는 납품 물량이 늘어나니 제작 환경이 좋아질 것이다. 종편은 제작사들에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연예인과 작가의 몸값도 자연히 상승할 수밖에 없으니 매니지먼트로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먹고 튀자'는 생각에 많은 거품 생길 것" = 많은 방송 전문가들은 국내 방송 시장에서 종편이 4개나 오픈하는 것에 대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3년 안에 그중 몇 곳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종편 오픈으로 생기는 각종 기회의 확대, 몸값 상승 등은 일시적 현상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종편들이 기선 제압을 위해 출범 첫해에 투자받은 돈의 60% 이상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 그러한 물량 공세 속에 치솟은 각종 몸값이 결국은 '거품'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 PD는 "3년 안에 승패가 결정된다고 하던데 이른바 '먹고 튀자'는 생각으로 덤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실제로 종편의 초반 기획을 잡아 반짝 특수를 누리자고 생각하는 제작사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뒤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시청률만 생각해 독하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해 납품하는 제작사나, 그에 편승하는 연예인이 생겨날 것"이라며 "일단은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혈안이 될테니 그 과정에서 많은 거품이 생겨나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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