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춘천시에 따르면, 복선전철 개통 이후 경춘선 이용객의 40%가량이 65세 이상 노인층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 전철 개통 이후 관광객의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21일 개통 후 8일 동안 춘천을 찾은 노인층 방문객은 하루 평균 8700여 명으로 전체 방문객(하루 평균 2만1015명)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된 지난 21일, 전철 무인발권기에 노인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전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
관광객의 규모 자체도 급격히 증가했다. 복선전철 개통 후 춘천구간 6개 역사의 하차 인원은 총 16만8124명으로, 이는 같은 기간 경춘선 전 구간의 이용객 38만9089명의 43%를 차지했다. 앞서 29일 코레일이 발표한 통계 자료만 봐도, 전철 개통 후 춘천을 찾은 이용객은 기존 경춘선 열차 이용객에 비해 1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전철 특수'로 인해, 그간 유동인구가 적었던 춘천역과 남춘천역엔 수도권 관광객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며 인근 상권도 한껏 들썩이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관광객 급증에 따라 닭갈비, 막국수 업소의 매출이 최대 5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관광객으로 장사진을 이루는 춘천시내 닭갈비집. 춘천시 관계자는 "닭갈비, 막국수 업소의 매출이 최대 5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경춘선은 '경로선'? 국내 유일 '보편적 노인복지'가 낳은 '전철 특수'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복선전철 개통 후 춘천까지의 교통비가 '제로'가 되면서 저렴한 값에 관광이 가능해져 춘천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 추세다. 과거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춘천에 가려면 왕복 6000원이 넘는 요금을 내야했지만, 65세 이상 무료 승차 혜택으로 어르신들의 '춘천 나들이'가 좀더 손쉬워진 것. 때문에 평일에도 경춘선이 출발하는 서울 상봉역 플랫폼은 열차를 기다리는 노년층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교통편 개통으로 인한 '노인 쏠림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수원방면 전철이 충청남도 아산까지 연장되면서, 노인들 사이에선 역시 고령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온양온천 나들이가 붐을 이뤘고, 의정부행 열차가 소요산까지 이어지자 소요산을 찾는 노인층도 많아졌다. 반대로 해석하면, 한국의 거의 유일한 '보편적 노인 복지'인 전철 무료 승차 혜택을 제외하고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쉽게 나들이에 나서거나 여가를 보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전철 특수'에 들뜬 춘천…대중교통망 확충 절실
▲ 새로운 '실버 관광 명소'로 떠오른 남춘천역이 노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
또 승하차 이용객이 가장 많은 춘천역의 경우, 어르신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소양강댐과 닭갈비 골목이 있는 명동행 시내버스 노선이 부족하고, 춘천역의 버스정보시스템도 설치되지 않아 많은 노인 관광객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춘천시 조완형 관광과장은 "관광객의 지속적인 방문을 이끌어내기 위해 대중교통 노선의 보완, 역사 주변 편의시설과 안내시스템 확충 등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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